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SBS '여인천하' 시청률 30% 넘어 "여인네들 정치알력 볼만하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SBS '여인천하' 시청률 30% 넘어 "여인네들 정치알력 볼만하네"

입력
2001.04.23 00:00
0 0

싸늘한 눈길에 숨어있는 권력을 향한 야망. 여인들의 접전은 조용하지만 남정네들의 격투보다 치열하다.드라마 ‘여인천하’ 속 여성들의 갈등 구조가 전면에 부각되며 시청률이 급상승하고 있다. 초반 시청률 15%내외에 불과하던 SBS ‘여인천하’(월ㆍ화 밤 9.55) 시청률은 연일 30% (21일 31.7%, 22일 32.6%. AC닐슨 조사)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젊은 시청자들의 열광이 대단하다.

SBS게시판에는 하루 평균 1만 7,000~1만 8,000여건의 글이 올라온다. MBC ‘홍국영’ 은 물론 젊은층을 겨냥한 KBS ‘비단향 꽃무’보다도 인기가 높다.

여인들의 암투는 많은 사극에서 다루어졌던 고전적인 소재. 왜 신세대 시청자들도 이에 열광할까. 김재형 PD는 여인들의 기싸움이 단순히 ‘비빈간의암투’가 아닌 ‘여성 정치사’라고 한다.

사면초가에서 탁월한 지략으로 생존을 도모하고 입지를 구축하여 한 시대를 풍미한 여걸들의 기록이라는 얘기이다.

20부를 갓 넘어선 지금, 문정왕후와 경빈 박씨의 대결은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문정왕후는 반정공신이라는 거창한 배경을 가진 후궁들과는 달리 한미한 가문 출신으로 믿을 것이라고는 자신의 지략과 중종의 사랑밖에 없다.

그래서 중종에게는 자애롭고 침착한 아내로, 후궁들에게는 서릿발 같은 단호함으로 입지를 세워간다.

태중의 아기로 왕좌를 노리는 경빈 박씨에게 그는 원자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녀의 야망에 일침을 놓았다.

작가 유동윤씨는 이 싸움을 ‘훈구와 사림이 각각 경빈 박씨와 문정왕후를 내세워 벌이는 대리전’이라고 한다.

턱없이 위세를 부리는 훈구파의 틈바구니에서 ‘정당한 권력을 올바른 명분으로 행사하는’ 문정왕후의 처신은 왜곡된 정치를 바로잡는 정치의 진면모를 보여주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정난정은 문정왕후의 집권을 완성시키는 주요 세력으로 묘사된다. ‘아버지는 부총관 윤겸이며 어머니는 관비 출신’이라는 역사상 기록과는 달리 후에 정경부인으로 천하를 주무를 재목임을 보여주기 위해 드라마 상에서는 종친 파릉군의 혈육으로 설정된 정난정.

그녀는 윤원형의 아내인 김씨와의 첫 만남에서 윤원형이 써준 ‘일편단심’을 내보이며 ‘서열상으로는 내가 형님’이라고 주장하며 당찬 모습으로 시청자를 제압한다.

놀라운 지략과 순발력으로 문정왕후에게 모사 장자방 같은 존재가 되었던 그녀의 성공스토리도 극의 재미를 더한다.

작가 유씨는 “연이은 사화(士禍)로 사림이 절멸하고 훈구는 부패하여 정치권력과 이데올로기가 공백 상태인 상황에서 문정왕후의 집권은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유학자 조식으로부터 ‘암탉’이라는 모멸적 호칭으로 불렸던 문정왕후를 제대로 묘사하기 위해 부패와 측근정치 등 집권기간의 부정적인 요소까지도 가감없이 담을 예정이다. 문정왕후와 정난정의 관계는 김재형PD 의 선 굵은 연출에 따라 호쾌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양은경 기자

ke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