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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감성호소 '도올강연'에 과학대중화 해법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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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감성호소 '도올강연'에 과학대중화 해법있다

입력
2001.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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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과학기술이 국가와 국민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시대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지난날 국민계몽운동이 '글의 무지'로부터 국민을 구하는 것이었다면, 새 천년의 국민계몽운동은 '과학의 무지'에서 국민을 구하는 길이 될 것이다. 과학보급운동은 우리의 앞길을 여는 가장 중요한 국가과제이며 국민운동의 핵심이어야 한다.

다행히도 '과학의 대중화'에 관심을 가진 단체들(예를 들면 과학문화NGO협의회)이 조직화되고, 한국일보와 과학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사이언스 어드벤처 21' 같은 대중을 위한 과학강연이 열리고 있다.

'사이언스 어드벤처 21'은 지금까지 6회에 걸친 대중강연을 통해서 우주로부터 생명체의 본질까지 넓은 영역의 과학을 '커버'하고 있다.

과학강연에는 청중이 적게 모인다는 통념을 깨고 다양한 계층의 많은 청중이 몰려온 것을 보면 '과학 대중화'의 앞날이 밝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과학의 대중강연은 TV를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도올 김용옥 선생의 노자와 공자에 관한 대중강연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도올 선생의 경우 우리가 사는 주변에서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생각을 전달한다. 대중 과학강연은 현대과학의 쟁점과 그 전문지식을 쉽게 풀이해 대중에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인생사의 희로애락이 주제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일반대중의 광범위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모두 가슴으로 느끼는 점을 강조하고 호소하는 도올 선생의 강연을 보면 주부나 노인이나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름대로 강연을 소화하고 있는 것 같다. 과학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감성을 떠난 자연의 멋진 섭리와 숨어있는 원리를 전하려는 노력이 어려운 설명을 거치는 과정에서 청중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다.

과학의 멋진 모습을 이해하는 청중 역시 크게 제한돼 있으며 그들이 과학강연의 고정손님이다. 이들은 도올 선생의 강의에 참석하는 진정한 의미의 대중은 아닌 것 같다.

이런 점이 '사이언스 어드벤처 21'을 운영하는 주체자와 '과학의 대중화'에 이바지하는 모든 사람들이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다.

칼 세이건 같은 대중의 과학영웅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코스모스'의 저자이자 카리스마가 넘치는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 같은 과학자는 도올 선생의 인기를 능가하는 과학강연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과학강연도 감성에 호소하고 청중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또 국민의 세금을 지원 받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연구결과를 평범한 이웃이 흥미롭게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연구결과를 쉽게 풀이하고 포장하는 일은 과학자들이 '국민의 혈세'에 대한 보답으로 연구와 더불어 꼭 해야 할 의무다.

교육과 지식의 차이가 천차만별인 것이 일반 국민이다. 이들이 다같이 공감하고 '느끼는 과학'을 전달하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간절히 원하면 길은 있으리라.

김제완(서울대 교수 과학문화진흥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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