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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中때리기' 동북아 새갈등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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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中때리기' 동북아 새갈등위기

입력
2001.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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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대 중국 관계의 악화를 무릅쓰고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에게 비자를 발급하기로 결정, 그 의도와 향후 중국의 대응 등이 주목된다.미국쪽으로 보면 정찰기 충돌 사건으로 미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데다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결정이 임박한 상황이다.

또 일본이 중국의 일부 농산물에 대해 잠정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중국은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를 놓고 수정을 요구하는 등 중일 관계 역시 악화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 3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에 따라 동북아에 새로운 긴장관계가 유발될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입장

미국이 일본이 손잡고 사실상 중국의 '하나의 중국'정책에 타격을 가한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우방과의 협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양국이 공동전선을 펴면서 중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내에서는 정찰기 충돌사건 해결을 위해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가진 회담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에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협상직전만 해도 원만한 미중 관계를 고려, 대만에 대한 첨단 무기판매를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이제는 대만의 안보를 위해 팔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내친 김에 내달 21일 2주 일정으로 중남미 순방에 나서는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에게도 통과비자를 발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22일자 사설에서 미국의 비자발급정책은 다른 나라에 의해 영향을 받지않아야 하며 대중정책도 좀 더 단호해질 것을 주문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대만의 독립선언을 지지해서는 안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거나 위협하도록 용인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주 초에 열리는 미-대만 무기판매 협상에서도 구축함이나 잠수함 등 대만의 안보에 도움이 되는 무기를 팔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 입장

일본도 대중 관계가 갈수록 험악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그 동안 중국으로부터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와 중국산 농산품에 대한 일본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발동 등으로 거센 반발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李 전총통은 과거 일제의 중국 식민지배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친일파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무부 장관 등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언론들은 대체로 '잘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수적인 산케이(産經)신문은 비자발급은 주권국가의 고유권한이라며 이번 결정이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결정을 칭찬한다고 보도했다.

아사히(朝日)신문도 "양국간에 약간의 갈등이 있을지라도 일본은 할 말을 과감히 해야 하고 결국 그런 태도가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반응

중국은 이번 비자발급을 정치적 음모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은 천젠(陳健) 주일 대사를 소환하거나, 정찰기 사건 협상 등에 대해서도 미국에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어떤 형태로든 강경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李 전 총통의 방일 언행과 행동범위이다.

중국은 이를 지켜보며 대사 소환 등 차후 조치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도 정찰기 사건책임 규명 및 정찰 재개 문제 등에 대해 "미국에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당분간 중국의 대미 공세가 강화할 것으로 봐야한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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