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경기 용인시 H골프장. 골프장마다 주말 부킹대란을 겪고 있던 시기였다. 여권실세인 모 정치인이 예약도 않고 불쑥 나타났다. H골프장은 비교적 '부킹끼어들기'를 안하는 명문골프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막무가내로 예약을 요구, 라운드기회를 마련해 줄 수 밖에 없었다.정치인이나 검사, 경찰, 언론인, 관할관공서 공무원 등은 골프장 업계사이에서 부킹끼어들기를 자주 하는 소위 얌체족으로 통한다. 이 때문에 수도권골프장은 티오프 간격이 평소7분 정도에서 1~2분씩 갑자기 줄어들기도 한다. 이에 따라 회원들은 거액을 들여 회원권을 구입해 놓고도 꼭 필요할 때 부킹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 S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성수기 때만 되면 황제회원과 서민회원이 따로 있느냐는 불만전화가 폭주한다"고 말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徐千範) 소장은 "골프장 예약문화는 우리 권력의 축소판이나 마찬가지"라며 "회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골프장 자체가 약점이 있으니까 고위층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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