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으로 전국이 목타고 있다.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40∼45일째 건조주의보가 계속되면서 강수량이 예년의 9∼30%대에 불과해 일부 지역에서 격일 급수제를 시행하는가 하면 보리를 비롯한 월동작물의 작황이 나빠지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 동해안과 영남지방은 지난달 7일부터 현재까지 45일째, 서울 경기 충청 호남 등 그 밖의 지방은 3월12일부터 40일째 건조주의보가 계속되고 있다. 충청 지방은 이날 건조경보까지 발령됐다.
이 때문에 3월1일부터 이달 16일까지의 주요 도시 강수량은 서울이 29.7, 춘천 28.4, 대전 24.5, 대구 12.6, 광주 32.7, 부산14.1㎜에 그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의 평년 강수량에 비해 부산 9.1, 대구 13.8, 대전 23.3, 청주 23.9, 광주 29.3, 서울은 34.5%에 불과한 수치다.
강수량 부족에 초여름 날씨가 겹치면서 토양 수분함유율까지 낮아져 가뭄피해는 더 심해지고 있다. 이삭이 패기 시작한 보리는 수분 부족으로 예년보다 0.7∼1㎝, 양파는 3㎝가 덜 자랐고 일부 고지대 등에서는 배추와 담배 모종이 제대로 자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경북과 전남 지역에서는 스프링클러와 경운기 등을 동원, 물대기 작업에 나서고 있다. 또 전남 완도군 노화읍과 보길면에서는 상수원의 저수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서 격일제 급수를 실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기상청은 그러나 "이달 말까지 봄가뭄을 해소할 정도의 비소식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에서는 모내기 등 논농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남 함평군 김정섭(43)씨는 "지난달부터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아 양파가 제대로 자라지 않고 있다"며 "이러다간 지난해 동해피해에 이어 또다시 가뭄피해를 보게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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