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당신도시의 한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받은 김모(39)씨는 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지난 달 분양 당시 수천만원의 시세차익을 보장한다는 떴다방업자의 성화에 못 이겨 2,000만원의 웃돈을 주고 구입한 33평짜리 아파트시세가 최근 급락, 프리미엄이 700만~800만원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1,000만원이상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되팔아줄 것을 업자들에게 요구하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 까 걱정이 태산이다.
떴다방업자들의 농간(본보 3월 13일자 23면 보도)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분당 백궁역 일대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
청약당시 수십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던 이 일대 아파트는 최근 거품이 빠지면서 프리미엄이 하락하는 가 하면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당시 계약만 하면 며칠 내에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떴다방업자들의 말만 믿고 웃돈을 주고 구입한 고객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프리미엄 급락, 거래는 뚝
19일 오후 백궁역 인근 P모델하우스 앞. 이날도 이미 분양이 끝난 1,800세대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을 팔려는 떴다방업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지만 매물을 찾는 수요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현재 이 아파트의 프리미엄 거품은 빠질 대로 빠져 분양가와 별 차이 없는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자 김모(37)씨는 "40~50평형대의 경우 5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가 현재는 분양가에 팔려고 하지만 구입하려는 사람이 없어 난감하다"며 "이대로 가면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인없는 집' 속출
이 일대에 지난 해 2,200여 세대를 분양한 S, H 등 5개 업체는 상황이 이보다 더 심각하다.
일부 평형은 분양 당시 900대 1의 경쟁률을 보여 부동산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청약했던 떴다방들이 상당수 중도해약하는 바람에 절반 이상이 '주인없는 집'으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대다수 업체들이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등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고 있으나, 효과는 신통치않다.
분당 A부동산중개업소 대표 이모(50)씨는 "일반아파트에 비해 실평수가 적고 관리비가 많이 나오는 등 주상복합의 단점이 부각되면서 거품도 빠지고 있다"이라며 "거품이 더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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