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이 밉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주전들의 잇단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공격-수비- 허리의 중추선수가 잇달아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 사령탑에 오른 후 첫 국제대회 정상을 노리던 히딩크 감독의 목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불길한 소식은 18일 밤 무더기로 터져 나왔다. 14개월 만에 대표팀 복귀를 앞둔 황선홍(가시와 레이솔)이 일본 J리그 경기중 허리를 삐끗하며 통증을 호소했고, 수비수 이임생(부천)은 프로축구 부산과의 경기에서 무릎부상이 악화됐다.
황선홍의 갑작스런 부상은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 직전 중국과의 친선 경기중 다쳐 꿈의 무대를 밟지 못한 악몽에 버금가는 충격이었다. 그만큼 황선홍의 기대가 컸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으로 와일드카드에서 제외됐던 이임생은 1기 히딩크 사단에 이어 다시 한번 부상과의 악연을 원망해야 했다. 14일 포항과의 경기중 왼쪽 종아리 부상을 당한 히딩크 사단의 '장학생' 고종수도 이날 밤 '합류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들을 대신해 박성배(전북) 서동원(수원) 심재원(부산)이 긴급 보강됐다. 심재원도 부상이지만 다른 대체선수가 없어 합류하게 됐다.
25~27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4개국 대회는 컨페더레이션스컵(5월30일~6월10일)을 앞두고 열리는 사실상 유일한 실전대회.
히딩크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기가 떨어지는 투톱과 미덥지 못했던 4백 수비라인을 새로 정비하기를 원했다. "한국 최고의 공격수 황선홍과 이동국의 기량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며 기대를 나타낸 히딩크 감독은 실망이 보통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주요 선수들의 부상변수에 히딩크 감독은 방향을 대폭 바꿨다. 우선 포워드라인은 이미 테스트를 거친 김도훈 설기현과 새로 가세하는 이동국의 '궁합'을 점검할 가능성이 높다. 홍명보를 선발하지 않은 데다 이임생까지 빠지면서 공백이 우려되는 수비의 구멍은 이민성 중심으로 메우게 될 것이다.
왼쪽 미드필더 고종수의 자리에는 설기현 윤정환 박성배 등이 골고루 투입돼 테스트를 받게 된다. 선수들의 부상악재로 분위기가 조금 침체된 가운데 새로 수혈된 하석주(왼쪽 윙백), 강철(중앙수비수 또는 윙백), 최성용(오른쪽 윙백) 서덕규(중앙수비) 등은 주전 확보를 위해 남다른 노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1일 뒤늦게 합류할 예정인 서동원 심재원 박성배를 제외한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소집돼 이날 밤 이집트로 출국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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