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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엄마야 누나야' 안재욱 "차라리 공수철 혼자 남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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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엄마야 누나야' 안재욱 "차라리 공수철 혼자 남았으면…"

입력
2001.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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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산기운 탓인지 서울 삼청공원에는 아직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엄마야 누나야'마지막 촬영이 분주하게 이루어지는 이곳에서 공수철 역의 안재욱(30)은 아직도 두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MBC주말극 '엄마야 누나야'(토ㆍ일 오후 7시 50분)는 22일 종영을 앞두고 '조강지처'행자(박선영)와 '운명적인 사랑'여경(황수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공수철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주(14,15일)에는 기적적으로 살아난 행자에게 '평생 네곁에 있겠다'고 말하고 여경에게 결별을 선언했다. 그러나 여경의 임신을 안 그는 또다시 흔들린다.

어느 쪽으로 갈까. 예정대로라면 그는 임신한 여경을 선택하게 된다. 행자는 그의 마음이 결국 여경에게 향한 것을 알고 떠나간다.

하지만 안재욱은 "공수철이 혼자 남는 결말이었으면."하고 아쉬움을 비쳤다. "사실 공수철이 가장 팔자가 사나운 인간이지요."행자는 호스티스 출신이지만 진정한 사랑을 알고, 여경도 장애인으로 불행하게 살아왔지만 순정을 간직한 인물.

그에 비해 공수철은 '어딜 가나 여자가 있는'한량이지만 항상 주변인으로 겉돌기만 하기 때문이다.

여경과 결혼하더라도 조강지처 같은 동거녀 행자는 그에게 영원한 마음의 짐이다. "행자와의 사랑은 지극히 평상적인, 어찌보면 미운정 고운정 다 든 중년부부 같은 감정이니까요."

호화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극 진행으로 KBS 주말드라마에 추월당하기도 했던 '엄마야 누나야'. 이제서야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높은 인기를 누리게 된 데는 건달 공수철의 힘이 크다.

신분상승을 노리고 부잣집 딸 여경에게 접근했지만 뒤늦게 순정을 느껴 딴 사람이 된 공수철, 시청자들은 안재욱의 '망가진'모습과 '순정남'으로의 극적인 변신에 두 번 감탄한다.

하지만 그는 공수철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 성격은 평생 가는 것이 아니잖아요.

흉악범도 개과천선해서 새사람이 될 수 있고, 그러다가 다시 죄를 지을 수도 있고.." 또 '안재욱이 공수철로 다시 태어났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한다.

"제가 맡았던 역할은 늘 다면적이었습니다." '별은 내 가슴에'의 강민도 왕자처럼 화려하고 근사한 이면에 깊은 아픔을 감추고 있었고, '해바라기'의 의사 역도 냉철하고 강인하지만 속은 여린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처럼 역동적인 변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겹치기 출연을 거의 안하고 한해 출연작을 평균 1~1.5개 정도로 제한하며 철저히 캐릭터를 자기 것으로 만든다.

'엄마야 누나야'이후 그는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까. "다시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한창 성가가 높은 중국에서 전국 순회 라이브콘서트를 하고 가을쯤에는 한국에서 새 음반도 낼 계획이다. "생동하는 현장이 좋습니다. 살아 있는 느낌이 나니까요."

양은경 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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