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맹관계를 자랑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최근 이스라엘의 대(對) 중국 무기 판매 문제와 중동사태 대처방식을 싸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미 국방부는 16일 EP-3 정찰기와 충돌한 중국 전투기가 이스라엘제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불쾌감을 표시한데 이어 17일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재점령에 대해 이례적으로 비난성명을 냈다.
먼저 미국은 이스라엘이 몰래 중국에 첨단무기를 판매하고 지금까지 그 사실을 숨겨온 점에 대해 당황해 하고 있다.
크레이그 퀴글리 국방부 대변인은 "3개월 전 중국전투기를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된 이후에야 중국에 파이던 3 미사일을 판매했음을 통보했다"면서 "미국은 파괴력이 큰 1급 무기를 제공한 것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분석가들은 지난 1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이 미 정찰기와 충돌한 중국의 F-8 전투기에 관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비디오테이프를 보고 이스라엘제 미사일을 확인했다.
이에 앞서 워싱턴 타임스는 16일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이스라엘이 지난 1980년 말부터 중국에 파이던 미사일을 판매해왔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또 16일 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관할 가자 지구를 재점령한 사태를 싸고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장관은 17일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행위는 과도하고 형평에 어긋난다"며 "가자 지구에서 철군하기로 한 오슬로 협정의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미국의 성명발표 직후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에서 철수했다고 라난 기신 이스라엘총리실 대변인이 밝혔다. 이와 관련, 국무부는 당초 강력한 비난성명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발표 직전 이스라엘측의 전화를 받고 비난 수위를 낮췄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파월 장관의 비난 성명을 발표하기 직전 이스라엘 대사관이 미국 관리들에게 철수가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통보한 후 성명을 발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며 "이 때문에 브리핑이 지연됐고 성명내용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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