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시장에 '꿈의 영상기기'로 불리는 DVD(디지털 다기능 디스크) 시대가 열리고 있다. 크기와 모양은 CD와 같지만, CD보다 음질이 뛰어나고 비디오보다 화질이 선명하며 용량도 훨씬 큰 DVD의 등장은 예전 레이저 디스크로 본 오페라나 콘서트의 생생함을 잊지 못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레이저 디스크는 생산이 중단됐다.
DVD가 세계 시장에 나타난 것은 4년 전. 우리 나라에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DVD 플레이어 값이 올들어 3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찾는 이가 부쩍 늘고 있다. 이미 영화 쪽에서는 DVD가 비디오 테이프를 대체하기 시작해 비디오 대여점에서도 DVD를 빌려준다.
그에 비해 클래식 DVD는 시작 단계다. 지금까지 수입된 클래식 DVD는 콘서트, 오페라, 발레 등 100여 종. 대부분 공연실황이다.
플레이어는 국내에서 좋은 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DVD는 아직 생산기술이 떨어져 주로 외국에서 사오고 있다.
DVD의 장점은 뛰어난 음질과 화질,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는 큰 용량, 아무리 많이 틀어도 닳지 않는 영구성에 있다.
화질을 가름하는 수평해상도가 비디오의 2배로 TV 화면과 같은 수준이다. 음질도 CD보다 훨씬 좋다. CD는 24비트, DVD는 48비트로 녹음한다.
용량은 CD의 7배다. CD 서너 장에 담을 내용이 DVD 한 장으로 충분하다.
용량이 넉넉하니 오페라나 발레 전편, 공연 실황에 출연자 인터뷰나 제작과정 다큐멘터리 등을 더 집어넣기도 한다.
CD처럼 원하는 트랙을 골라 바로 틀어볼 수 있고, 자막으로 5개 국어를 기본으로 제공하며, 화면의 일부를 확대하거나 앵글을 조정해서 볼 수도 있다.
DVD 플레이어를 기존 TV나 스피커에 연결하면 된다. 여러 개의 스피커(6개까지 가능)를 연결, 서라운드 시스템으로 즐길 수도 있다. 마치 현장에 와있는 듯한 생생함을 안방극장에 옮겨놓는 셈이다.
■볼 만한 DVD
현재 클래식 DVD 제작과 발매에서 가장 앞선 레이블은 독일의 아트하우스. 국내에 수입된 아트하우스의 주요 DVD로 '피가로의 결혼''돈 조반니''코지 판 투테' 등 오페라와 발레 '백조의 호수', 아바도가 지휘한 모차르트 '레퀴엠' 등이 있다.
메이저 음반사들도 DVD 경쟁에 나섰다. 소니가 가장 적극적인데, 최고의 히트 품목인 카라얀- 베를린필의 베토벤 전곡 시리즈를 비롯해 '골드베르크 변주곡'연주로 전설이 되어버린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선집, 요요마(첼로), 캐서린 배틀(소프라노) 공연 등을 내놨다.
유니버설 뮤직은 안네 소피 무터 리사이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아이다', 게르기예프 지휘 발레 모음 등을, EMI는 마리아 칼라스의 삶과 예술, 리카르도 무티의 2000년 빈 신년음악회, 나이즐 케네디의 비발디 '사계' 등을 시장에 풀었다.
가격은 수록시간에 따라 2만 5,000~4만 5,000원 선. 싸고 좋은 CD로 이름난 낙소스는 DVD도 CD 가격인 1만 5,000원대에 내놓고 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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