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주택은행이 사옥문제를 놓고도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일단 명동 국민은행 본점이나 여의도 주택은행 본점 중 한 곳을 합병은행 사옥으로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두 은행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크기도 좁아 2,500명에 육박할 본점 인력을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1은행 2사옥'체제로 가는 것도 내부 화합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적합치 않다.
이에 따라 두 은행건물을 모두 매각하고 새 건물에 입주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두 은행의 기싸움때문에 후보지 선정도 쉽지않다. 주택은행측은 현대산업개발의 서울 역삼동 'I- Tower' 건물에 눈독을 들이고 현대산업개발측에 7,000억원 가량의 가격으로 매입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은행측은 "사옥 규모가 2만~2만5,000평 정도면 충분한데 굳이 거액을 들여 대형 빌딩을 사들이려는 이유가 뭐냐"며 반대하고 있다. 국민은행 내부에는 주택은행측이 현대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주고 정치적인 대가를 얻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설도 나돈다.
주택은행측은 이에 대해 "본사 사옥을 정하는데 무슨 계산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강력히 반발했다. 국민은행측도 자체적으로 시내 3~4곳 건물에 대해 입주 검토까지 마친 상황이어서 사옥을 둘러싼 두 은행 갈등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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