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의 식량사정은 지난해 극심한 작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원조 등에 힘입어 예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292톤으로, 2000~2001 양곡연도(수확기부터 다음 수확기까지 1년)의 필요한 최소 식량 479만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이 같은 최소 식량은 1인당 하루 최소 필요 열량 2,100㎉의 75% 수준인 1,600㎉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말 그대로 연명(延命) 수준의 식량을 공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환산하면 대략 하루 식량 공급량이 458g 정도로 필리핀 중국 등 중진국 수준인 하루 600g에도 크게 못 미친다.
북한은 부족한 식량의 대부분을 국제사회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는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유상으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확정된 국제사회의 원조는 작년 말 남한에서 차관형태로 지원한 50만톤(쌀 30만톤, 옥수수 20만톤)과 무상 지원 옥수수 10만톤, 일본의 쌀 원조분 50만톤 등 110만톤 정도다. 여기에 매년 미국 등 다른 나라가 WFP를 통해 지원하는 물량이 30만톤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40만~50만톤 정도가 부족한 셈이다.
WFP는 북한이 연간 20만~30만톤 정도는 유상으로 수입해 충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유상 수입물량과 대상 국가 등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식량난은 근본적으로 농업 인프라와 에너지난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단기간에 극복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가뭄, 홍수, 태풍 등 기상 여건에 따라 수확량이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올해 북한의 곡물 작황을 미리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농촌경제연구원 김운근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산림이 황폐해 자연재해가 해마다 빈발하고, 올해에는 예년에 비해 이상 기상현상이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파종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측하기 어렵지만 올해 곡물 작황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날씨가 좋으면 곡물 생산량이 340만~350만톤, 그렇지 않으면 300만톤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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