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올해 예산으로 215억 7,080만원(98억달러)을 책정했다. 세금이 없는 북한이 이렇게 많은 예산을 어떻게 충당할까. 전문가들은 북한에 '세금'은 없지만 '세입'은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북한의 세입은 거래수입금, 국가기업 이익금, 시회협동단체 이익금, 잡수입 등이다.거래수입금은 소비재를 생산 판매하는 국영기업소나 생산협동조합이 소비자에게 판매함으로써 얻어지는 부가수입이다. 남한의 부가가치세와 흡사하다.
거래수입금은 가장 비중이 큰 세원으로 총세입의 43.2%를 차지한다. 국가기업 이익금은 모든 국영기업소가 생산에서부터 유통까지의 기업경영 활동으로 얻어지는 순소득 가운데 경영에 필요한 소요자금, 기업적립금 등을 제외한 나머지 이득이다. 자본주의의 법인세로 총세입의 32.9%를 차지한다.
사회협동단체 이익금은 각종 사회단체와 생산협동조합, 편의협동조합, 수산협동조합 등이 국가로부터 각종 생산수단을 공급받거나 국가의 지도하에 경영 활동을 한 대가로 국가에 납입하는 사용료 또는 수수료적 성격의 납부금이다.
가령 함흥시 어업협동조합이 어업활동으로 얻은 이익 중 일부를 선박, 그물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지방기관에 납부해야 하는 게 사회협동단체 이익금인 것이다. 이 이익금은 지방정부의 주요 세입원으로 우리의 지방세에 해당한다.
잡수입은 일반 주민이 내는 영화관람료, 체신업무 봉사료, 전기사용료, 학교공납금 등의 일부로 국가로 환수되는 몫이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경영행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으며, 모든 기업과 단체가 국가 소유이므로 세금은 없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기업과 단체들이 내야 하는 이익금 등은 자본주의 사회의 세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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