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장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의 중국 방문 당시 12세의 꼬마 회장이 무역사절단에 끼여 국제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다. 케이스 페이리스라는 이 소년 CEO(최고경영자)는 아버지의 지원을 받아 세운 인터넷 웹디자인 업체를 2년만에 캐나다 유수의 기업으로 키워 유명해졌다. 중국본토에 이은 홍콩 방문 때는 특별 강연회까지 열려 더욱 화제였다. 홍콩의 야심찬 10대 청소년들이 강연장에 몰려 특히 열광했다 한다.■시대 변천과 함께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유행어도 부침한다. 한때 인구에 회자됐던 베이비 붐 세대니 모래시계 세대니 하는 말도 벌써 한참 빛이 바랬다. 그 자리에 대신 들어선 것이 이른바 'N세대'다. 1970년대 후반 이후에 태어나 컴퓨터와 친숙하게 자라난 세대를 일컬어 미국의 어떤 사회학자가 저서에서 네트 제너레이션(Net Generation)이라고 쓴 것이 효시가 됐다 한다.
■N세대의 특징 가운데 두드러지는 것은 '조숙(早熟)'이다. 다방면에서 이들의 '속도 위반'은 기존 연령 개념에 근본적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재 등 경제적인 물리 터득이 과거 어느 세대보다 빠르다. 미국에서는 고교생들이 주식투자의 귀재로 스타덤에 오르고, 10대 갑부들이 즐비해 틴 타이쿤(teen tycoon)이란 말이 생겼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고교생의 학내 벤처기업인 탄생 등이 이러한 추세를 말해준다.
■N세대에 의한 '연령 파괴'는 범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10대 주인공들이 급격히 느는 게 증거다. 폭탄제조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다 걸린 중학생,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배회하다가 음독 자살한 또 다른 중학생, 은행털이에 나선 초등학생 등 도저히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며칠 전 사상최대 규모의 인터넷 개인정보 해킹사건도 10대들의 작품이다. 기성세대는 조로하고 10대들은 애늙은이가 되고 있으니 이 또한 양극화인가.
/송태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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