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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용병 1호 현대차 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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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용병 1호 현대차 길슨

입력
2001.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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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용병 길슨(33ㆍ브라질)의 괴력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벤치프레스 130㎏, 스쿼트(다리운동) 250㎏을 기본으로 하루 3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한다. 그것도 정규훈련이 끝난 뒤 혼자 한다.그를 보고 힘좋기로 소문난 임도헌도 혀를 내둘렀다. 어깨가 안좋은 이인구는 길슨을 보고 첫눈에 반해 요즘 길슨의 웨이트트레이닝 단짝이 됐을 정도다.

홍익대체육관에서 스파이크서브를 단련하고 있는 그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구단이 질손(Gilson)이란 이름중 '질(敗)'자가 어감이 나쁘다고 영어식 '길(吉)슨'으로 바꿔부르는 것이 기분나쁘지 않느냐"고.

하지만 길슨은 "이름이 바뀐 것이 무슨 상관이냐. 경기장에서 실력만 보여주면 그뿐이지"라고 싱겁게 대답해버렸다.

그에게서 프로냄새가 물씬 풍겼다.

-한국과 일본, 브라질 배구를 비교하면.

"한국배구는 브라질처럼 힘을 앞세우지만 브라질에 비해 힘에서 한참 떨어진다. 반면 일본은 스피드를 중시한다."

-개인훈련을 따로 하는 이유는.

"힘을 길러야 연습때도 실전처럼 훈련이 가능하다. 부상방지, 선수생활 연장에도 도움이 된다."

-용병도입이 국내 선수들의 기량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다.

"배구는 혼자 잘 한다고 되는 운동이 아니다. 오히려 결승득점은 한국선수들이 주로 했다. 서로 배울 것이 많다."

-포지션 변경이 가능한가.

"감독이 세터를 하라고 한다면 세터를 맡을 용의도 있다."

-국내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최고액(3개월간 25만달러) 용병선수다.

"브라질, 일본, 이탈리아에 비해 높은 금액이 아니다. 나는 내 능력에 맞게 돈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몸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많은 선수들이 술, 담배를 하는데 절대 반대다."

-한국에 다시올 용의가 있는가.

"현대차에서 뛴 지 3주가 됐는데 마치 오래 있었던 팀처럼 편안하다. 한국에서도 우승맛을 보고 싶다."(길슨은 이번 V_코리아리그에서 공격종합 114점, 시간차 32점, 백어택 47점, 서브에이스 14점 등 4개부문에 걸쳐 큰 차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돈을 많이 벌었을 텐데.

"아들을 잘 키우려면 아직 멀었다."(길슨은 아직 아이가 없다.)

-늦은 나이인 16세때 배구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극복했는가.

"남들이 10번 연습할 때 나는 100번 연습했다."

한국음식과 문화가 낯설지 않다는 길슨은 지난 13일 부인 아드리아나(30ㆍ고교 역사교사)도 내한, "이제 삼성화재를 꺾고 우승하는 일만 남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글=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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