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틀 내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모두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민간 기업과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입니다."한전 자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공기업 체제로 남게 된 시스템 통합업체(SI) '한전KDN'의 정연동(鄭然東ㆍ사진) 사장은 16일 "한전 발전 자회사 민영화와 정보통신시장의 급변 등 달라진 시장상황을 공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공기업 체질 극복과 목표경영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지난해 초 취임한 정 사장은 취임후 한전KDN의 '민간기업 체질화 작업'에 착수, 철저히 능력과 성과 기반의 인사원칙을 세우고 연봉제를 전면 도입했다.
또 26개 사업팀의 일일팀장으로 활동하며 현장 건의나 의견을 수렴, 즉각 경영에 반영하는 스피드경영으로 신선한 자극을 몰고왔다. 그 결과 지난 해 매출은 창사이래 최대 규모인 3,746억원에 달했다. 올해 목표는 e비즈니스 영역의 전문벤처 영입 등을 통해 6,0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하고 시스템 통합업계 5위권을 탈환하는 것.
"예산이나 인력 등 공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코스닥 등록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라는 정 사장은 지난해 40%에 달했던 매출액 대비 한전 의존도도 e- 마켓플레이스 등 e비즈니스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점차 낮춰나갈 계획이다.
기본 수익원인 전력 시스템시장 사수(死守) 계획도 서있다. 정 사장은 "최근 10년간의 전력 계통ㆍ전산 등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노하우와 공기업으로서의 신뢰도가 있다"며 "발전회사가 민영화되더라도 국내ㆍ외 어떤 기업과도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력산업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해야 하고, 일반 기업대상 SI 및 e비즈니스 사업영역에서 삼성SDS, LG-EDS, 현대정보, SK C&C 등 굴지의 재벌 계열사와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경쟁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 사장은 "화단에서 자라온 기업이 황무지에 이식된 것"이라며 "비록 공기업으로서의 한계는 있으나 한전의 독립경영과 책임경영 원칙이 확고한 만큼 해 볼만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