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明仁) 일본 천황이 미치코(美智子)비와 함께 16일 저녁 도쿄(東京) 하쓰다이(初台) 신국립극장 오페라당에서 열린 한국 창작 오페라 '황진이'공연을 관람했다.아키히토 천황 부처는 이날 막이 열리기 직전 오페라당에 도착, 유광석(柳光錫) 주일대리대사와 김종문(金鍾文) 주일한국문화원장, 한국오페라단 박기현(朴基賢) 단장 등의 영접을 받았다. 부처는 공연이 끝난 후 출연자 및 이번 공연을 위해 힘쓴 양국 관계자들을 만나 환담했다.
일본 천황 부처가 한국의 공연이나 전람회에 나란히 모습을 나타낸 것은 1998년 양국 문화교류가 본격화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공연은 또 와타누키 다미스케(綿貫民輔) 중의원의장과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무성장관,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문부성장관, 사사키 마사미네(佐佐木正峰) 문화청장관 등 일본 정ㆍ관ㆍ문화계 인사들이 대거 관람, 월드컵 공동개최를 앞둔 우호 협력과 문화 교류의 중요성을 반영했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측 관람 예정자들이 일제히 불참, 역사교과서 문제에서 비롯한 양국간 감정의 골을 확인시켰다.
애초에 아키히토 천황부처를 영접할 예정이던 최상용(崔相龍) 주일대사는 '일시 귀국'이 풀리지 않아 돌아오지 못했다. '황진이' 일본공연단장인을 맡았던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는 하루앞서 15일 공연을 본 후 16일 오후 귀국했다.
지난해 2월의 준비단계부터 이번 공연을 지원해 온 권노갑(權魯甲) 민주당 고문을 비롯한 여야 관계자들은 일제히 방일 계획을 취소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