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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베리아철도 이벤트'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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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베리아철도 이벤트' 유감

입력
2001.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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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이 5월에 시베리아 철도로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 평양으로 들어가겠다는 '이벤트'를 마련했다.6ㆍ15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행사라고 하니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이 아이디어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당의 한 관계자는 15일 "우리나라가 대륙국가라는 인식을 새롭게 심어주고 경의선 복원이 갖는 의미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베리아 철도를 통한 평양행' 계획을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 견주어 뜯어보면 실망스럽다.

건강보험 재정위기가 현실화하고 주가는 연일 곤두박질치고 현대그룹 문제도 아직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과잉진압 논란을 빚고 있는 대우자동차 문제도 힘에 겹기는 마찬가지다. 소강상태에 있는 남북간 대화 분위기를 띄우고 여론의 이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라고는 하지만 '한가하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산적한 국정 현안의 한복판에 서 있어야 할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이 이 이벤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도 안타깝다. 이 의장이 직접 5~6명의 의원들을 이끌고 대륙횡단팀의 팀장으로 나설 것이란 얘기까지 들린다.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는 데 있어 평양과의 사전 교감여부에 대해서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현재로서는 국경까지 가 보고 북한에서 불허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남북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또 경의선 철도 복원의 역사적ㆍ경제적 의미에 대해 국민들을 '일깨우고 가르치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국민을 '편안하고 기쁘게'하는 일이 집권당에는 더 시급한 일일 것이다.

고태성 정치부 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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