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4일 워싱턴 주 위드베이 해군기지에서 열린 정찰기 승무원 귀환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텍사스 주 목장에서 부활절 휴가를 보낸 것을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이같이 꼬집었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세계 곳곳의 미군 장병들과 11일간 중국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정찰기 승무원 24명에게 감사한다고 밝혔을 뿐 환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신문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면 공군 1호기를 타고 날아가 승무원 및 환영 인파와 자리를 함께 했을 것이라고 비교하면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대통령 시대는 갔다"고 논평했다.
또 클린턴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속시원하게 털어놨을 신시내티 흑인시위에 대해서도 부시는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부장관을 내세워 성명서만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정서에 공감을 표시하고 사태에 대해 달변을 구사하는 것이 클린턴 시대의 특징이었다면 부시의 시대는 주요 현안에 과묵함을 보이는 게 특징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국민감정과 직결되거나 폭발성 있는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찾아 나서거나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부시의 정치관을 설명했다.
한편 미국 국민의 69%는 부시 대통령이 정찰기 충돌사건을 둘러싼 미중간 갈등을 처리한 방식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이날 발표된 뉴스위크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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