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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항의 '분노의 금메달'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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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항의 '분노의 금메달' 경매

입력
2001.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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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담긴 올림픽 금메달의 가치는 얼마가 적정할까. 그 메달에 인권과 인종차별반대를 위한 저항의 한 페이지가 기록돼 있다면.1968년 멕시코 올림픽 육상 200m 금메달리스트인 토미 스미스(미국)가 금메달을 최근 경매에 붙였다고 12일(한국시간)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스미스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올려놓은 금메달의 경매 시작가격은 50만달러(약 6억5,000만원).

멕시코 올림픽 당시 육상 200m 시상식은 올림픽 뿐만 아니라 육상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으로 기억된다.

19초83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스미스와 동메달을 딴 존 카를로스는 시상식 직전 검은 장갑을 나눠 끼고 미국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불끈 쥔 주먹을 들어올려 인종차별에 병든 미국의 치부를 세계에 고발했다.

스포츠에서 인종차별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이 사건으로 둘은 미국선수단에서 제명돼 선수촌에서 추방되는 곡절을 겪었다.

스미스는 "돈 때문에 금메달을 파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나보다 더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놓았다"며 경매수입의 상당부분을 청소년재단에 기부할 뜻을 밝혔다. 문제의 검은 장갑은 스미스와 카를로스 모두 대회 이후 분실했다.

특히 당시 장면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 때 일장기를 달고 월계관을 쓴 손기정과 3위 남승룡이 시상대에 섰던 모습과 너무나 닮아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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