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어느게 원본이고 베껴 쓴 게 어떤 건지 구분하기도 힘듭니다."S대 사회대의 한 교수는 "이제 웬만하면 리포트 대신 쪽지시험이라도 치러야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터넷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대학가에는 지난해부터 '리포트 베끼기'가 성행,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교육관련 사이트마다 '분야별 리포트 목록'을 게재하고 있고, 학생들은 힘들게 책을 찾거나 세미나를 하지 않아도 익숙하게 금방 '짜깁기'를 해낸다.
C대 영문과 4학년 최모(26)씨는 "교수님들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급할 때는 이렇게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대학원생도 다른 대학 논문을 부분 부분 모아 베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D대 자연대의 한 조교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리포트로 대체하는 경우 어떤 때는 7~8명이 거의 비슷한 내용을 제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올해부터는 리포트 대신 반드시 시험을 치를 생각이라는 S대 공대의 한 교수는 "아무리 사소한 리포트라도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베껴쓰는 것은 물건을 훔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스스로도 학문이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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