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11일 하이난(海南) 섬에 억류중인 미군 정찰기 승무원들을 '여행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는 대로 곧 석방할 것이라고 순위시(孫玉璽)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날 오전 8시30분 백악관에서 승무원 석방과 관련한 특별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과 중국이 하이난 섬에 억류중인 미군 정찰기 승무원 석방에 합의했다며 이번 합의로 승무원 억류 상태가 종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孫 대변인은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8시,미국 시간 오전 7시) 외교부에서 특별성명을 발표, 이 같이 밝히고 승무원들의 석방에 필요한 절차를 양국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하이난 섬에서도 같은 내용의 성명을 동시에 발표했다.
孫 대변인은 또 양국이 18일 기체 반환 등 후속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1일 발생한 미 해군 소속 EP-3 정찰기와 중국군 F-8 전투기 사건은 11일 만에 외교적으로 승무원 문제는 타결됐다.
이에 앞서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은 이날 조지프 프루어 주중 미국 대사에게 "중국 정부는 승무원들의 조기 귀국을 바라는 미국 국민들과 승무원 가족들의 기대를 이해한다"며 "인도적 견지에서 승무원들이 필요한 정식절차를 밟은 후 출국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루과이를 방문중인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담화를 발표, "중미 관계의 발전은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고 아ㆍ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극도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프루어 대사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외교부로 唐 부장을 방문,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중국 국민들과 전투기 조종사의 유족들에게 매우 미안하다(very sorry)는 뜻을 전해달라"는 내용의 공식서한을 전달했다.
미국은 이 서한에서 또 "중국 영공에 들어가 허가 없이 착륙한 사실도 매우 미안하다"고 밝혔다.
서한은 이어 "부시 대통령과 파월 장관은 귀국의 조종사와 항공기 손실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regret)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이날 밤 승무원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콘티넨탈 에어라인 소속 특별기를 괌에서 하이난 섬으로 급파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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