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정찰기 충돌 사건에 대한 '사과' 표현의 수위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어 막후 외교 교섭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중남미를 순방중인 장쩌민 중국 국가 주석은 10일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와 관련된 원칙적인 문제들에 대해 절대로 어떠한 외부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江 주석을 수행중인 주방자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우리는 미국의 전면적인 사과를 계속 요구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내놓은 유감, 미안 등 발언들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이번 사건의 해결책을 찾기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중국측이 요구한 사과를 둘러싼 용어 사용과 관련,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밝힌 '유감스런 미안함(Sorry)'이 미국 행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그러나 "우리는 사과해야 할 이유가 없다" 며 "외교는 항상 까다로운 쟁점 현안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용어를 찾고 합의점을 모색하는 것이며 이 같은 노력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가 장기화할 수록 타격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해 이번 사건이 오는 10월 부시 대통령의 중국 방문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각료들을 배석시킨 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막후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외교 통로를 모두 열어 놓고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가 악화하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 군인들이 귀환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ㆍ베이징ㆍ워싱턴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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