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9일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에 대응해 범(汎)유럽 미사일방어계획을 추진하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슈뢰더 총리는 이날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이틀간 정상회담을 마감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유럽은 러시아의 제한적 미사일 방어망 구축 계획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안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틀 아래서만 논의될 수 있다"며 "우리는 우리 입장이 잘못 이해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미국-러시아 관계가 외교관 맞추방 사태 등으로 최근 크게 냉각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양국 화해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옛 프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의 반환 문제와 관련, 슈뢰더 총리는 러시아로부터 전향적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현재 러시아의 부채를 탕감해주는 대신 칼리닌그라드를 돌려 받기를 바라고 있다.
슈뢰더 총리는 또 러시아의 언론자유를 강조하며 러시아 국영 기업 가즈프롬의 민영 NTV 인수계획의 문제점을 집중 거론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러시아의 내정문제이기 때문에 독일의 간섭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AFP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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