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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노트] 현안해결 기대 큰 '초호화 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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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노트] 현안해결 기대 큰 '초호화 이사진'

입력
2001.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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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이 '막강'해졌다. 한국기원은 3일 한화갑 총재(민주당 최고위원)가 배석한 가운데 허동수 이사장(LG칼텍스정유 부회장) 주최로 임시이사회를 열어 34명의 대규모 신임 이사진을 구성했다. 기존 이사진 23명 가운데 16명이 유임됐고 18명이 새로 선임됐다. 조남철ㆍ김인 9단 등 전문 기사를 비롯해 한국, 조선, 동아, 중앙, 매일경제 등 주요 기전 주최 신문사와 일부 후원사 대표, 한국기원 각 지역본부장 등 그동안 바둑계 운영에 직간접으로 간여해 온 인사들이 대부분 유임됐고 상대적으로 다소 낯선 얼굴들이 대거 신임 이사로 선임됐다. 특히 정치인의 경우 한화갑 총재를 비롯해 배기운 설훈(이상 민주당), 장재식 이양희(이상 자민련), 한승수(민국당), 김기춘(한나라당)의원 등 국내 모든 정파를 망라하는 국회의원 7명이 참여하고 있다.이 가운데 현직 장관이 두 명(장재식 산업자원부, 한승수 외교통상부)이나 되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드디어 한국기원도 국내 어느 문화 단체에 뒤지지 않는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를 총망라하는 '초호화 이사진'을 갖춘 것이다.

이에 대해 바둑계 일각에서는 "뱃길 모르는 사공이 너무 많다" "바둑과 정치가 너무 가까워지는 것 같다"는 등의 우려의 목소리가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기원 집행부의 '위상 강화'를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

특히 바둑의 체육 종목으로의 전환 및 올림픽 종목 지정, 바둑 특기생 제도 정착과 바둑 교육 확대, 위성 방송 사업권 취득 및 프로기사들의 복지 증진 등 각종 숙원 사업 달성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기야 국회의원들이 바둑 일에 이같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국내 여러 직종 가운데 정치인들이 바둑을 비교적 많이 즐기는 집단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평소 본회의장에서는 소속 정파에 따라 서로 삿대질을 하면서 격렬하게 대립하던 의원들이 국회 기우회 모임에서는 마치 딴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국을 즐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더구나 국회기우회의 힘이 막강해서 매년 한차례 열리는 일본 국회의원들과의 친선 바둑대회 경비를 정부 예산에서 지원받을 정도이니 앞으로 바둑계 현안들이 착착 순조롭게 해결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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