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정보화 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계층간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즉 정보화격차 현상이 국내에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6일 삼성경제연구소가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1ㆍ4분기 내구재 소비태도 조사'에 따르면 빈부간, 도농간, 고ㆍ저학력간에 컴퓨터보급률과 인터넷이용률이 현격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으며, 1년전에 비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각종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핵심수단으로, 계층간 컴퓨터ㆍ인터넷 이용이 불균형하다는 것은 정보접근 기회 자체가 불균형해져 빈부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소득별 격차
연봉 3,000만원 가구의 컴퓨터보급률은 95.1%(100명중 95.1명이 컴퓨터를 갖고 있다는 뜻)에 달했다. 2대 이상 갖고 있는 가정도 많아 1인당 보유대수는 평균 1.3대 꼴이었다. 그러나 연봉 1,000만원이하 저소득 가정의 경우 컴퓨터보급률은 36%에 불과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컴퓨터보급률 격차는 59.1% 포인트. 작년 1ㆍ4분기(59.1%)에 비해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
인터넷도 연봉 3,000만원 이상은 66.7%가 이용하고 있지만, 연봉 1,000만원이하 가구는 이용률이 9.3%에 불과했다.
■지역별 격차
시 지역 거주가구는 컴퓨터보급률이 82.9%인 반면, 읍ㆍ면 지역 가정은 56.2%에 머물렀다. 시 지역은 1인당 1대꼴(0.97대)로 보급된 반면 읍ㆍ면 지역은 1인당 0.65대에 불과했다.
인터넷은 시 지역 가구는 46.7%가 즐기고 있는데 반해 읍ㆍ면 지역 주민들은 27.8%만이 이용하고 있다.
■학력별 격차
대졸자 가구들은 93.7%가 컴퓨터를 갖고 있다. 고졸가구는 77.4%, 중졸가구는 70.3%였다. 그러나 초등학교 졸업가구의 경우 컴퓨터보급률이 절반에도 못미치는 43.6%에 머물고 있다. 대졸가구는 인터넷 이용률도 75%에 달한 반면, 초등학교 졸업가구 고작 2.6%만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부작용
삼성경제연구소 최숙희 박사는 "컴퓨터와 인터넷 등 지식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다를 경우 이는 소득 및 부의 분배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가 많을수록 돈을 벌 확률도 높은 것이 현대 지식정보사회의 특징인 만큼, '디지털 디바이드'는 확대가 계층간 빈부차를 더욱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박사는 "사회불평등해소와 국민의무교육 차원에서 정부의 집중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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