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이 정규리그 최다승기록(34승)을 새로 쓰며 1위에 오른 데 이어 프로 출범후 첫 챔피언고지까지 밟은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맞수 창원LG가 화려한 공격농구로 팬들을 사로 잡았다면 삼성은 수비위주의 조직력농구로 챔피언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었다. 먼저 체질개선은 트라이아웃과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도됐다.1999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센터출신의 이규섭을 수혈한 데 이어 지난 해 트라이아웃에서 아티머스 맥클래리를 뽑았다. 지난 시즌까지 골밑때문에 두통을 앓았던 삼성은 무스타파 호프에서 이규섭, 맥클래리로 연결되는 막강 '트리플포스트'를 완성했다.
또 업그레이드된 '테크노가드' 주희정과 '람보슈터' 문경은도 한 몫 했다. 빠른 몸놀림과 골밑 돌파에 비해 외곽슛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주희정은 3점슛 성공률을 40% 가까이 끌어올렸다. 던지는 것밖에 모르던 '반쪽짜리' 문경은도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신생팀 하나를 만들어도 된다는 평가를 받는 식스맨도 활약이 컸다. 강혁 김희선 등은 스피드, 이창수 박상관 등은 높이를 보충하는 데 있어 만점 백업요원이었다.
조직력농구로 탈바꿈한 삼성은 위기에서도 강했다. 해마다 시즌 초반 우승후보로 꼽혔다가도 중반이후 미끄럼을 탔던 삼성은 올 시즌내내 강자로서의 면모를 잃지않았다. 호프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한달 동안 뛸 수 없자 프런트가 발 빠르게 대체용병 대릴 프루(현 LG)를 데려와 손실을 최소화했다. 시즌 중반 문경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슈퍼루키' 이규섭이 부상으로 벤치신세였지만 거뜬히 장애물을 통과한 것도 모두 조직농구의 힘 덕분이었다. 스타플레이어 한명이 아닌 팀워크가 주동력이었기 때문에 삼성은 넉달 넘게 계속된 항해에서 목표를 잃지 않았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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