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대가 재학생을 대상으로 우열반 제도의 본격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서울대는 또 계절학기 과목을 확대해 이르면 3년 안에 학부 전 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서울대의 이 같은 조치는 성적 우수자의 조기졸업을 대폭 확대하고 현행 학년제를 사실상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으로, 다른 대학의 학사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4일 "학년별 단계별 교과과정에 구애받지 않는 별도 고급과정을 개설, 소질있는 학생들이 학습과정을 단기간에 이수토록 할 방침"이라며 "우수 신입생 선발보다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우수 졸업생 배출에 교육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교수들로 '교과과정 연구팀'을 구성해 주요 전공 교양과목들의 고급 교과과정에 대한 연구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공계열 3~4개 과목에 대해서는 오는 2학기부터 당장 시범강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서울대가 구상하고 있는 우열반 운영방안은 두 가지로, 우선 이공계열 필수과목인 수학과 과학 과목에 대해 ▦심화반 ▦정규과정반 ▦입문반(기초학력평가 결과 성적미달자)으로 층위를 구분해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이다.
또 영어과목에 대해 시행 중인 정규과목 수강자격 제한제도를 어학 관련 과목 전체로 확대하고, 일정수준에 미달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초교과목을 개설하는 방안이다.
대학측은 특히 우열반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최근 조기졸업자 수를 대폭 늘리고, 1년에 최대 4학기까지 이수할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이와 함께 학부와 대학원으로 분리된 현행 학사제도도 개편, 학부 4학년과 석사과정을 연계하는 제도를 적극 검토 중이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우열반 제도는 학생들의 적성과 학업성취도 등을 고려, 그에 맞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내년 학부제 전면시행으로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교수들의 요구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교수와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물리학부의 모 교수는 "학생들의 수준과 전공 전망 등을 감안, 교과과정을 세분화한다는 점에서 일단 바람직하다"고 평가했고, 자연대 신입생 한모(19ㆍ여)양도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줄세우는 측면이 있긴 하나, 학업성취도에 따라 수강과목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