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이 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업종별로 편차가 심하고 예년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극도로 위축됐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내수회복 조짐은 뚜렷하다.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주요 소비재는 두자릿수 판매증가를 기록했고 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매출 신장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업들도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아니더라도 올초 예상했던 최악의 내수 부진 우려는 점차 가시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 자동차 판매 10만대 회복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째 감소했던 자동차 내수판매는 지난 2월 이후 2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차, 대우차,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5개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12만3, 843대로 2월(10만3,477대)보다 19.7% 늘어나 지난해 8월 수준을 회복했다.
내수시장 회복의 척도인 중형차 판매는 현대차 뉴EF쏘나타가 1만1,407대나 팔려 2달 연속 1만대 이상판매를 기록했고, 경제활동과 직결되는 1톤 트럭 등 상용차 판매도 26%나 늘어났다.
현대차 전현찬 부사장은 "내수판매가 늘어난 것은 전반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로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자동차 업계가 무보증 할부제를 실시하거나 할부금리를 내리는 등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가전제품도 15% 판매증가
삼성 LG 대우전자 등 가전3사의 올 1ㆍ4분기 내수판매 매출도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15% 증가한 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1, 2월 내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14%까지 감소한데 반해 3월에는 TV와 냉장고를 중심으로 완연한 매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월 들어 냉장고와 TV 내수 판매가 전달에 비해 각각 25%, 10% 늘어나는 등 3월에만 가전분야에서 약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 비해 매출이 회복세에 있고 본격적인 혼수철인 4월에는 매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3월 내수판매가 전달에 비해 23% 늘어났다. LG경제연구원 권혁기 연구위원은 "고가제품을 중심으로 내수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간대 가격 제품 판매는 아직 부진하다"며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주식시장이 회복되면 소비심리는 완전히 회복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통업체도 희색
백화점과 할인점 등 유통업계도 지난달 들어 본격적인 매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기존 10개 점포에서 3,983억원 어치의 상품을 팔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5% 성장세를 보였다.
1월 신장률이 전년대비 6.6%, 2월 9.9%에 이어 올들어 첫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현대백화점도 1월 신장률이 5.1%, 2월 8.1%에 이어 3월에는 9.7%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할인점 삼성홈플러스는 지난해 10~12월 중에는 5% 미만 신장에 그쳤지만, 1월 5% 성장으로 올라선 데 이어 2월에는 7%, 3월에는 7.7%로 오름세를 보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3월부터 진행된 각종 대형 혼수 행사와 봄이라는 계기를 맞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상승세가 봄 정기세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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