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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군용기충돌' 갈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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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군용기충돌' 갈등 증폭

입력
2001.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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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에서 미군 정찰기와 중국군 전투기의 충돌사건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은 2일 사건경위와 책임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콘돌리사 라이스 안보보좌관 등 국가안보팀을 긴급소집,대책을 논의한 뒤,하이난 섬에 비상착륙한 EP-3 정찰기 조종사 및 승무원에 대한 미 관리들의 접견을 즉각 허용할 것을 중국당국에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지프 프루어 주중 미 대사는 이날 승무원들과의 접견을 요구하며 승무원 송환과 기체 반환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국방무관 닐 실록 준장 등 관리 3명을 정찰기가 비상 착륙해 있는 중국 남부 하이난 섬에 파견했다고 밝혔다.이들은 중극측이 정찰기내로 들어가거나 정찰기를 조사하는 등 손을 대서는 안된다고 요구했다.

정찰기는 현재 하이난성 남부 링수이 비행장에 있으며 내부에 타고 있던 24명의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중국군 초대소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이날 "걸프만에서 미국으로 귀환하던 구축함 3대가 하이난섬 인근에 배치됐다"고 밝히고 "이들 함대는 무한정 그 지역에 대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주방자오(朱邦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성명을 통해 "미 정찰기가 중국 영공을 침입했으며 착륙허가도 받지 않고 하이난(海南)섬에 착륙했다"고 밝히고 사건은 전적으로 미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조팀이 추락한 중국 F8 전투기의 조종사를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비상 착륙한 EP-3 정찰기의 승무원 24명은 적절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성명은 또 중국 영공에 접근한 EP-3 정찰기를 추적하기 위해 전투기들이 파견됐으며 중국 전투기는 국제법에 따른 비행을 했으나 미 정찰기가 갑자기 전투기쪽으로 향하는 바람에 충돌사고가 발생, 전투기 1대가 피해를 입고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데니스 블레어 미 태평양군 사령관은 이날 정찰기는 분명히 공해 상공에 위치해 있었다면서 중국군의 위험한 추격과 제지가 사고를 유발했다고 비난했다.

블레어 사령관은 "EP-3 정찰기의 사고 당시 위치는 하이난(海南)섬 연안에서 70마일(112㎞) 떨어진 지점이며 이는 중국 영공으로부터 12마일(19㎞) 밖의 공해 상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전투기 2대가 EP-3 정찰기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한 대가 정찰기의 왼쪽 날개 부분을 들이받은 것"이라면서 "중국군은 지난 수개월간 이런 식으로 매우 위험하고도 공격적인 추격과 제지를 감행해 왔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1주일 전인 지난 달 24일 한반도 인근 황해에서 미 해군 정찰함과 중국 군함이 충돌 일보 직전 상황까지 돌입하는 유사한 사태가 일어났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해군 관리들의 말을 인용, 중국 해군 장후-3급 프리깃함 후앙시호가 이날 비무장 상태로 임무 수행중인 해군 정찰함 보우디치호를 향해 100야드(91㎙)까지 접근해 위협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보우디치호가 12해리 영해 밖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나 중국 군함은 함포통제 레이더로 보우디치호를 겨누면서 무선으로 "해역을 떠나라"고 통고했다고 말했다.

보우디치호는 이에 따라 이 해역을 떠났으며 중국 정찰기가 그 뒤를 계속 뒤쫓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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