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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 "1원에라도 팔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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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 "1원에라도 팔았더라면"

입력
2001.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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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는 요즘 생사(生死)의 기로에 서 있다. 쌍용측이 알짜배기 기업을 모두 처분하면서까지 애착을 보였지만 그룹의 모체인 쌍용양회의 앞날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1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출자로 회생 가능성을 높이고는 있지만 쌍용정보통신 매각이 지지부진하고 회계법인 감사에서도 '의견 거절'을 받는 등 악재가 도처에 깔려 있다.쌍용의 '실패'는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쌍용이 본격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은 1995년께. 쌍용자동차가 지프 생산에서 승용차 생산으로 라인을 확대시키면서 부채가 늘기 시작했다.

"하루 하루 돌아오는 어음은 마치 시한폭탄 같았다"는 것이 당시 채권단 관계자의 설명. 결국 97년말 정부와 대우 그리고 채권단간 40여일간의 협상 끝에 쌍용차를 대우자동차에 매각키로 했지만 쌍용은 3조4,000억원의 부채 중 절반인 1조7,000억원을 떠안아야 했다.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체제와 맞물려 그룹 부채가 8조원 이상까지 치솟으며 몰락의 길로 접어든 것.

그렇다면 쌍용차가 좀더 일찍 매각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삼성그룹이 상용차 사업에 뛰어든 지 얼마 안 된 96년말. 삼성은 승용차사업 진출을 위해 쌍용측에 상징적인 금액인 단 돈 '1원'에 쌍용차를 매각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3조원 이상에 달하던 부채를 삼성이 그대로 끌어안는 대신 쌍용화재보험을 동시 인수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쌍용측은 "1원은 너무하다. 그동안의 투자액은 줘야 할 것 아니냐"며 욕심을 부리다 결국 협상은 무산됐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쌍용측이 당시 삼성측에 쌍용차를 1원에 매각했더라면 적어도 '몰락'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와 채권단측 설명.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쌍용측이 당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적기에 쌍용차를 매각했다면 계열사 동반 부실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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