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개최 잇따르고 전문 갤러리도 문열어 관객까지 폭발적 증가올해는 미술과의 교류에서 설움의 대상이었던 사진이 독자적 미적 매체로 자리잡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미술관과 화랑의 잇딴 사진전 개최, 사진 전문 갤러리 오픈, 사진전 관객의 폭발적 증가 등 사진계를 둘러싼 움직임이 분주하다.
무엇보다 상업적 성공이 우려돼 사진전 개최 자체를 기피하던 갤러리들이 잇달아 사진전을 기획중이라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서울 인사동 하우아트 갤러리는 10일까지 강운구 김기찬 육명심 주명덕 한정식 황규태 홍순태씨 등 원로사진작가 7인의 1960~70년대 초기사진을 모아 '미명의 새벽'전을 열고 있다.
평창동 토탈미술관도 '삶의 시간, 시간의 얼굴'이란 제목으로 28일까지 최은화 이강우 이선민씨등 젊은 작가 8인의 사진전을 열고 있다.
또 로댕갤러리는 5월 4일부터 구본창씨를 초대, 개관 후 처음으로 사진전을 열며, 카이스 갤러리는 청담동으로 이전한 후 첫 개관기념전으로 민병헌 사진전을 준비중이다.
가나아트는 6월 배병우 구본창, 영국의 길버트와 조지 형제 등 국내외 작가들의 사진 및 영상전을 기획중이다.
현재 호주작가 트레이시 모펫의 사진전을 열고 있는 아트선재센터는 9~10월 미국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도프전, 올 연말 배병우전 등 2개의 사진전을 더 기획중이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2002년을 목표로 미국의 대표적 사진작가 신디 셔먼전,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은 '근대사진전'을 각각 준비 중이다.
27일 광화문에 오픈하는 포토아이갤러리(대표 류기성 한국 여류사진가협회 부회장)등 사진전문을 표방한 화랑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포토아이갤러리는 27일부터 개관전으로 '한국 누드사진 흐름전' 을 개최한다. 하우아트갤러리, 갤러리 룩스에 이어 세번째 사진전문화랑인 셈이다. 최근 대전 한림미술관은 사진전문 미술관으로의 특화를 선언했다.
온라인 미술시장인 헬로우 아트, 마이 아트, 인옥션은 사진을 상품 메뉴에 추가할 움직임이다.
사진평론가 진동선씨는 "젊어진 컬렉터층, 사진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으로 사진이 시장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평가받기 시작했다" 면서 "사진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미래는 밝다"말했다.
구본창 배병우 민병헌 박홍천 김석중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들은 손에 꼽을 정도이지만, 개관 이래 일일 최대 관객 돌파 기록을 뜻밖에도 사진전에서 세웠던 금호미술관 경우를 보면, '사진 붐'이 이미 국내에서도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미래의 작가층이 두터운 것도 밝은 신호이다. 현재 사진학과가 개설된 대학이 21개(4년제 11개, 2년제 10개), 대학원이 4개로 한 해 대학에서 사진공부를 지망하는 젊은이만 2,000명이 넘는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한국 사진시장이지만, 피카소 그림보다 비싸게 팔리는 사진이 나올 정도로 뜨거운 국제 사진시장의 열기가 조금씩 국내시장에도 느껴지고 있다.
송영주 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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