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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급인산 안팎 / "국정쇄신" 대규모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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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급인산 안팎 / "국정쇄신" 대규모 물갈이

입력
2001.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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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단행된 차관급 인사는 형식적으로는 '3ㆍ26 개각'의 후속 조치를 마무리한 것이지만 그 의미가 사뭇 묵직하다.무엇보다 차관급 41명 중 21명을 교체한 큰 규모가 상징하듯 국정 쇄신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파탄, 개혁 피로감 등으로 야기된 민심 이반의 책임을 물어 각료들을 대거 퇴진시켰다면, 차관들은 정책적 실패 등에 대한 실무 책임을 물어 교체했다고 볼 수 있다.

3ㆍ26 개각에서 정치인 출신들이 많이 입각했기 때문에 차관급 인사는 전문성 보강의 색채를 띠고 있다. 상당수 부처가 정치인 장관이 리더십을, 차관이 전문적이고 실무적 능력을 각각 발휘하는 역할분담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공직사회의 변화와 사기를 고려한 측면도 크다. 공식적인 내부 승진자는 14명이고 금감위 부위원장에 발탁된 유지창(柳志昌) 민주당 정책전문위원도 '재경부 식구'로 간주하면 15명이 내부승진이다. 21명 중 15명이 내부 승진자라는 사실은 각 부처의 대대적인 간부급 후속인사를 예고한다.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던 공무원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개혁에 미진했던 이들에게는 책임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안배에 신경 쓴 흔적도 역력하다. 호남 출신인 진념(陳稔) 재경부총리 밑에는 경기 출신의 김진표(金振杓) 재경부 세제실장을, 강원 출신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장관 밑에는 전남 신안 출신인 최성홍(崔成泓) 주영대사를, 호남 출신인 장재식(張在植) 산자장관 밑에는 경북 안동 출신인 이희범(李熙範) 산자부 세제실장을 기용한 게 그 예다.

의미있는 포인트를 담으려는 노력도 눈에 띤다. 대표적 경우가 김송자(金松子) 전 서울 지방노동위원장을 사상 처음으로 '여성 차관'에 임명한 것. 여성 각료는 정치적 이유로 적지않게 배출됐지만, 차관은 각 부처에서 실무적으로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의미가 각별하다.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충성도도 고려됐다. 이재달(李在達) 국가보훈처장은 지난 총선때 경기 파주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고, 이재관(李在寬) 비상기획위 부위원장은 민주당 창당 때 참여했던 군 출신 인사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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