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가로막는 동성동본의 벽을 넘어 태평양을 건넜던 억척여성이 미국 연방정부의 차관보직에 올랐다.미 백악관은 29일 일리노이주 주정부의 노동부 장관을 지낸 한국계 미국인 전신애(58ㆍ여)씨를 차관보급인 노동부 여성담당국장으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미 연방정부의 고위직에 한국계가 진출하기는 클린턴 행정부의 국무부 인권담당차관보 해럴드 고(한국명 고홍주) 박사 이후 두 번째다.
경남 마산 출신인 전씨는 1965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동성동본인 전경철(全炅喆ㆍ64ㆍ현 미국립 아르곤연구소 대기공학연구부장)씨를 뒤쫓아 유학길에 올랐다.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석사학위 취득 후 일리노이주 정부 이중언어센터에서 일하며 헌신성을 인정받은 전씨는 84년 아시아담당 주지사 특별보좌관, 89년 주 금융규제부 장관, 92년 주 노동부 장관으로 승승장구했다.
2년전 장관직을 그만둔 뒤에는 시카고 ITR사의 상무로 있으면서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캠프의 공약개발팀을 이끌었다.
전씨는 그동안의 활동을 인정받아 90년 '자랑스런 시카고 여성인상'을 수상했고, 96년에는 한국에서 수기 '뚝심좋은 마산색시 미국장관 10년 해보니'를 출판하기도 했다.
차관보 지명을 전해들은 전씨는 "상원인준 절차가 남아 있다"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여성노동자들의 권익신장에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레인 차오 노동부 장관과는 같은 동양계로 잘 아는 사이"라는 전씨는 "그동안 나의 철학과 정직성에 대한 도전에 물러서지 않고 맞선 것이 성공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각장애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제교육재활교류재단을 운영하는 등 특수교육학 전문가로 알려진 강영우 노스이스턴 일리노이대학 교수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교육부 차관보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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