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첫 단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첫 단추

입력
2001.03.31 00:00
0 0

교육의 중요성을 말 할 때 종종 인용되는 이야기가 있다. 새끼 호랑이가 어미를 잃어 염소들 틈에서 자라게 되었다.새끼 호랑이는 점점 염소를 닮아가 '매애 매애'울기에 이르렀다. 이 새끼가 호랑이 세계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어미 호랑이는 새끼를 입에 물고 언덕에 올라가 떨어뜨렸다. 처음에는 염소처럼 나약했던 새끼가 점차 변해 갔다. 드디어 어느날 새끼가 '어흥'하고 호랑이 울음소리를 찾았더라 하는 얘기다.

■아시아 최고 갑부라는 홍콩 리자청 부자(父子) 이야기도 일종의 '호랑이 교육'스토리다.

리자청(72)은 일찌감치 아들 리처드 리(34)를 독립시키기로 작정하고 종자돈을 주어 내보냈다. 리처드는 기대 이상의 수완을 발휘해 한때 '아시아의 빌 게이츠' 자리에 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세계적인 첨단 기술주 폭락 등으로 현재 상당한 곤경에 처해있다. 그러나 리자청은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으며, 리처드 역시 아버지의 도움을 거부한다고 외치고 다녀 홍콩의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식을 굳고 바르게 키우기 위한 부모들의 애환에 관해서는 동서고금에 수많은 일화가 전해진다. 더욱이 그 자녀가 장차 왕권 같은 대통(大統)을 잇게 될 경우의 후계자 수업은 더러 호랑이 교육이 무색할 정도다.

지도자 승계 수업에 따로 왕도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순위를 꼽는다면 책임감과 자립심의 주입이 첫째일 것이다.

■삼성그룹의 창업 3세가 최근 경영에 정식 데뷔한 후 그의 후계자 수업 하나하나가 매스컴의 조명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가 한창 거품 시절에 벌여 놓았던 '인터넷 제국'의 주식지분 정리문제로 한바탕 입씨름이 오갔다. "사업 실패를 계열사에 떠넘겼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삼성측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한다.

이런 논란의 와중에서 분명한 것은 시장의 반응이 해당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황태자'수업의 첫 단추는 이렇게 끼워졌다.

/송태권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