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화상전화의 일종인 멀티미디어 단말기 선정과정에서 특정업체가 사업권을 따내도록 배점표가 조작되는 등 조직적 부정이 저질러진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5부(허익범ㆍ許益範 부장검사)는 29일 인천공항 멀티미디어 단말기 선정과 관련, 사업시행자인 한국통신의 자회사인 K사 제품이 선정되도록 심사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한국통신 마케팅본부 김형봉(45) 과장을 입찰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김 과장의 지시를 받아 K사의 단말기에 높은 점수를 준 이모(41)씨 등 시험관 4명과 성능시험을 주관한 H사 황모(48) 과장 등 모두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과장은 지난해 2월 H사 사무실에서 단말기 시험관인 이씨 등에게 K사의 단말기가 경쟁업체인 Y사의 단말기보다 유리하도록 기술요구서를 작성토록 한데 이어, 3개월 뒤 단말기의 필수 구성품인 ADSL 모뎀도 K사 제품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배점표 조작을 지시한 혐의다.
검찰수사 결과 K사의 경쟁업체인 Y사측도 입찰을 따내기 위해 시험관 이씨에게 지난해 4월께 6,800만원을 제공하는 등 멀티 미디어 단말기 입찰과정에서 복마전이 펼쳐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당초 한국통신이 인천공항에 K사 멀티미디어 단말기 700대(32억원 규모)를 설치키로 했으나 기술적 하자가 드러나 계약이 파기돼 이미 설치된 270여대만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