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전 국정원장이 통일부 장관에 취임하자 정부 일각에서는 남북 장관급회담 북측단장의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배경에는 남북 장관급회담 대표의 '격'(格)에 있다. 국정원장 재직시 북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와 상대했던 임 장관은 5차 장관급회담부터는 북측단장인 전금진 내각책임참사의 카운터파트너가 돼야 한다. 하지만 전례를 보면 전 단장과 임 장관은 '격'이 어울리지 않는다.
임 장관은 지난해 남북 정상들이 6ㆍ15 공동선언문에 서명할 당시 김용순 비서와 나란히 동석했고, 9월 김 비서 서울 방문시에도 김 비서와 회담을 진행했다. 당시 임 장관과 김 비서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서울답방 시기 등 깊숙한 얘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전 단장은 김 비서가 위원장으로 있는 아태평화위의 부위원장급 인사여서 김 비서보다 중량감이 다소 떨어진다.
당국자들은 "임 장관이 장관급 회담 수석대표로 나섬에 따라 장관급회담 테이블에서 김 국방위원장 답방 등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북측도 우리측의 상황을 감안, 상응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임 장관은 "(북측이) 어떻게 생각할 지는 두고 봅시다"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들로 미뤄 당국이 북측의 배려만을 기대하지 않고 북측단장의 교체를 적극 유도할 가능성도 적지않은 것 같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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