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의 장남 이재용(李在鎔) 삼성전자 상무보는 이달 말까지 자신이 보유한 인터넷 기업 주식을 삼성 계열사에 모두 처분키로 했다. 하지만 삼성 계열사들이 수익성이 불투명한 일부 인터넷기업의 주식을 액면가 이상으로 매입해 논란이 일고있다.삼성 구조조정본부는 27일 '삼성, e비즈니스 사업 재편' 자료를 내고 "이 상무보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e삼성, e삼성인터내셔널, 가치네트, 시큐아이닷컴의 보유지분을 삼성 계열사 등에 전량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상무보는 국내 인터넷 지주회사인 e삼성 보유주식 240만주를 장부가(120억원)의 1.7배인 208억원에 제일기획에 넘기기로 했다. 삼성측은 "매각가격이 장부가보다 높은 것은 e삼성 출자사인 크레듀가 이미 이익을 내고 있고, 다른 출자사인 엔포에버의 매출전망도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큐아이닷컴 주식 50만주도 장부가(25억원)보다 높은 33억원에 전량 에스원으로 넘어간다
반면 해외 인터넷 지주회사인 e삼성인터내셔널 주식 480만주는 장부가(240억원)보다 낮은 195억원에 삼성SDS(300만주), 삼성SDI(90만주), 삼성전기(90만주)에 각각 처분된다.
또 가치네트 보유지분 240만주는 삼성카드(7만주), 삼성캐피탈(7만주), 삼성증권(6만주) 등 3개사에 6억원(장부가 10억원)에 팔리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 금융기관에 매각된다.
이 상무보는 이들 4개 인터넷 회사를 통해 다른 인터넷 기업들을 지배해왔기 때문에, 이들 회사의 보유지분 매각으로 그의 인터넷 기업 지분은 모두 정리되는 셈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씨의 인터넷 사업 정리는 삼성전자 상무보로서 자기역할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며 "참여연대가 '인터넷 사업 경영실패의 책임과 기업 부실을 삼성 계열사와 소액주주들에게 떠넘긴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근거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 일부에서는 닷컴기업의 몰락으로 인터넷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이 상무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삼성그룹이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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