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시설의 오작동 등으로 줄곧 말썽을 빚었던 인천국제공항이 29일 예정대로 문을 연다. 인천공항 총면적은 축구장 60개를 합친 연면적 15만평 규모. 터미널도 길이 1,066m, 폭 149m로 김포공항 2청사보다 5배나 크다.공항 규모가 이처럼 방대하기 때문에 목적지를 찾기가 쉽지 않고, 자칫 비행기를 놓치는 사태도 예상된다. 가상승객 A씨와 B씨를 통해 출입국 절차 및 김포공항과 이용상 다른점 등을 알아본다.
▲ 편리해진 출국 수속
29일 해외여행에 나선 A씨는 버스를 이용,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섰다. 출국장은 터미널 3층. 터미널 바로 앞 버스 승하차 구역에는 모두 14개의 공항터미널 출입구가 위치해 있다.
이중 동쪽 1~7번 출입구로 들어서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탑승수속대(체크인 카운터)가 눈에 들어왔다. 버스승하차구역에는 외국항공사의 탑승수속대 위치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인천공항의 탑승수속대는 벽을 등지고 있는 김포공항과 달리 플로어 중간지점에 승객 진행방향과 나란히 위치해 있는 점이 특징. 모두 23개의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서 자신이 이용할 항공사데스크를 찾아낸 A씨는 짐을 부치고 좌석탑승권(보딩 패스)과 수하물표를 받았다.
A씨의 짐들은 규격(길이90cm, 높이75cm, 폭45cm, 무게50kg)을 넘지 않아 쉽게 수속을 끝냈다. 수하물 검색이 자동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수하물이 규격을 초과할 경우 별도의 탁송료를 내고 따로 보내야 한다. 휴대품도 가로, 세로, 폭을 합친 길이가 115cm 이하, 무게는 10kg으로 제한된다.
출국신고서를 작성하고 공항이용료(1만5,000원), 관광진흥기금(1만원)을 구입한 A씨는 10m 정도 앞으로 더 걸어가 보세구역으로 들어갔다. 탑승수속을 한 후 출국수속을 하려면 한 층을 더 올라가야 했던 김포공항 보다 이동거리를 줄어 발품을 줄일 수 있었다.
A씨는 보안검색-세관신고-출국심사를 차례로 마친 뒤 새로 생긴 4개의 대형 면세점에 들러 선물을 구입하고 서점서 책도 한권 샀다. 인천공항의 탑승구(Gate)는 모두 44개.
일찌감치 자신의 탑승구에 도착한 A씨는 식음료점에서 휴식을 취하며 여유있게 비행기를 기다렸다.
▲ 빨라진 입국 절차
이날 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B씨는 2층 입국장으로 나와 걸어나오면서 깜짝 놀랐다.
입국심사대가 무려 168개나 늘어서 있었기 때문. 입국심사를 마친 뒤 1층으로 내려온 B씨는 전광판을 통해 자신이 타고 온 비행기의 수하물 수취대를 확인, 짐을 찾았다.
김포공항에서는 입국심사 후 승객의 짐을 X-레이로 검사했지만, 인천공항에서는 이 절차가 생략됐다. 또 세관 신고 물품이 없었던 B씨는 녹색라인을 따라가 곧바로 검사대를 지날 수 있었다. 신고 물품이 있는 여행객은 적색라인을 따라가 검색을 받는다.
폐쇄회로 카메라와 수하물 검색을 위한 첨단장비를 설치해 짧은 시간 내에 정밀 검사를 할 수 있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B씨는 환영홀로 나오는 6개 출구 중 미리 약속된 출구로 나와 가족들과 만날 수 있었다.
여객터미널을 빠져 나오니 택시와 리무진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 이용방법이 안내판에 자세히 설명돼 있었다. 공항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이용, 주차장으로 온 B씨는 시원하게 뚫린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장래준기자
rajun@hk.co.kr
■리무진버스 시승기
'러시아워(출퇴근 시간대)때는 서울 강남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2시간30분 이상, 러시아워가 지난 시간대에도 최소 2시간 이상..' 기자가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공항터미널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리무진 직행버스를 시승한 뒤 내린 결론이다.
사당동 집을 나선 시각은 오전 9시20분. 지하철을 타고 공항터미널까지 가 10시에 출발하는 리무진버스에 올라탔다. 리무진버스는 터미널을 빠져나가자 마자 체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청담대교 주변 올림픽대로 진입램프에 들어서자 꼬리를 문 차량들로 10여분이나 지체했다. 거북이운행을 20여분 정도 했을까. 한남대교 남단에서 또 정체를 빚어 짜증을 참을 수 없었다.
버스 운전자는 "이곳을 얼마나 빨리 통과하는 지가 관건"이라며 "러시아워 때는 공항터미널에서 이곳까지 1시간20분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10시45분께 서울과 경기도 시계인 개화터널을 통과하자 편도 4차로의 인천공항고속도로가 눈앞에 펼쳐졌다. 개항 전이라 일반 차량은 보이지 않고 관광버스와 택시들이 드문드문 지나쳤다.
버스는 평균 시속 80㎞의 속도로 고속도로를 질주했고, 11시께 영종대교에 들어섰다.
영종대교에서 인천공항까지 소요시간은 약 25분. 11시25분에야 공항 3층 출국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만난 공항공사 관계자는 "러시아워 때는 최소 2시간 이상은 걸리기 때문에 (출국 수속시간을 감안하면) 출국 4시간 전에는 집에서 나와야 한다"고 귀띔했다.
출국장이 있는 공항터미널 3층 14번 하차장에 도착, 버스에서 내린 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 체크인카운터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10분 정도.
짐을 들고 1.5㎞를 힘겹게 걸어 가야 했다. 인천공항 이용객들은 버스가 몇 번 출입구 앞에 도착하는 지와 탑승할 항공사 수속장이 어느 지점인 지 확인한 뒤 떠나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다.
출국수속에는 보통 40분 이상이 소요된다. 결국 오전 9시20분에 집에서 나왔지만 낮 12시가 넘어서야 가까스로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던 셈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