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가 인터넷ㆍ벤처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 구조조정본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삼성 계열 인터넷 회사'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26일 "이재용씨가 삼성전자 임원이 됨에 따라 그가 대주주로 있는 삼성 계열 인터넷ㆍ벤처 회사에 대한 지분정리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며 "이 상무보는 이로써 인터넷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SDI는 29일 이 상무보로부터 e삼성인터내셔널 주식 90만주를 36억4,860만원에 매수키로 결정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수가는 주당 4,054원이다.
이 상무보가 삼성SDI에 넘기는 90만주는 전체주식의 11%이며 이 상무보의 지분율은 44%로 떨어지게 된다. 이 상무보는 앞으로도 e삼성인터내셔널의 지분을 낮춰나갈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상무보는 e삼성인터내셔널 뿐 아니라 e삼성의 지분도 처분할 계획"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보는 지난해 국내 인터넷사업 지주회사인 e삼성(자본금 100억원)에 60%의 지분을, 해외 인터넷 사업 지주회사인 e삼성인터내셔널(자본금 400억원)에 55%의 지분을 출자, 2개 지주회사의 최대주주다. 두 회사는 지난해 8월 삼성그룹 계열사로 정식 편입됐다.
이 상무보는 또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을 통해 삼성관련 17개 인터넷ㆍ 벤처 기업중 10개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삼성관련 인터넷 벤처기업은 시큐아이닷컴, 이누카, 웰시아닷컴 등으로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에 출범했다.
그러나 이누카의 경우 설립뒤 6개월동안 10억원의 적자를 보는 등 상당수 인터넷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이재용씨가 인터넷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재벌 3세들의 인터넷ㆍ벤처 기업 설립과정에서의 편법 증여ㆍ상속이나 그룹 차원의 부당지원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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