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86세대' 대거 약진▼재계에 386세대 임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재계 인사에서 '기업의 별'로 불리는 임원에 오른 386주자들은 재벌가의 30대 임원들과는 달리 마흔도 안 된 젊은 나이에 발군의 경력과 뛰어난 역량으로 '엘리베이터 승진'했다.
예년에도 386세대을 비롯한 30~40대 젊은층 간부가 임원에 오른 사례는 있었으나 올해는 대상이 더욱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LG그룹에서는 전자의 박종호(37) 전문위원은 최연소로 30대 임원(상무)이 됐다.
기업설명회(IR)와 인수합병(M&A) 팀장인 박 상무는 행정고시(30회)에 합격한 뒤 재경부 서기관을 거쳐, 1999년 LG전자에 수석부장으로 특채됐다. 박 상무는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SK에서는 모두 7명의 30대 임원승진자가 나왔는데 이중 SK글로벌 최창원(37) 부사장과 SK텔레콤의 최재원(38) 부사장 등 재벌 3세를 뺀 5명 중 최연소로 상무에 오른 쉐라톤워커힐의 김준홍(35) 상무가 화제다.
김 상무는 98년 입사한 뒤 이듬해 기획팀장을 맡았고, 올해부터는 비전추진실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상무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나온 국제금융 석사이다.
현대전자 임원에 오른 박승철(37) 네트워크연구소 소장(이사)과 홍종원(37) 단말기 사업본부 이사는 각각 IBM과 모토로라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삼성에서는 유일하게 이재용(33) 삼성전자 상무보가 30대로서 신임 임원이 됐으나, 그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어서 경우가 다르다. 하지만 삼성에는 60년대에 태어난 신임 임원들이 여럿 있다. 삼성전자 IR그룹장인 정현호(41) 상무보는 하버드대 MBA 출신으로 특히 국제금융 파트에서 활약하고 있고, 김상현(40) 상무보는 구조조정본부에서 기획분야를 맡고 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금융계 '젊은 피' 영입 바람▼
이달초 하나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으로 영입된 서정호(徐禎浩) 아더앤더슨 리스트컨설팅그룹 이사. 올해로 37세에 불과하지만 당당히 이사대우 직급으로 은행 임원 반열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굳이 '은행권 최연소 임원'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시중은행 대리, 기껏해야 과장급 나이에 임원 자리를 꿰찼으니 누가봐도 '파격'이었다.
올 은행권 인사는 더 이상 은행이 '연공서열에 철저한 보수적 집단'이기를 거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2명의 '돌출' 수준에 그쳤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상당수 은행들이 '젊은 피' 영입을 통한 인사 개혁에 나섰다.
하지만 일반 기업체에 비해서는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한데다 내부 반발도 만만찮아 결국 이들 '젊은 피 1세대'의 어깨에 은행권 세대 교체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강정원(姜正元ㆍ51)행장이 이끄는 서울은행은 최동수(崔東洙ㆍ46)부행장, 김명옥(金明玉ㆍ45)상무 등 젊은 임원진들이 대거 포진했다.
조흥은행의 변신은 더욱 새롭다. 내부 승진한 홍석주(洪錫柱ㆍ48) 상무를 비롯, 금융연구원 출신인 지동현(池東炫ㆍ43) 상무와 이건호(李建鎬ㆍ42) 상무가 '40대 기수'를 자처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회사 민유성(閔裕聖ㆍ47) 재무담당 부회장(CFO)도 젊은 나이에 중책을 떠맡았다.
이밖에 하나은행 김종열(金宗烈ㆍ49)부행장과 김정태(金正泰ㆍ49)부행장보 및 심희원(沈熙元ㆍ48)본부장, 주택은행 박종인(朴鍾仁ㆍ47) 김영일(金英日ㆍ46)부행장, 제일은행 최원규(崔元圭ㆍ47)상무, 한미은행 이인호(李仁虎ㆍ48)본부장 등도 주목받는 '40대 임원'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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