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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교는 '짜증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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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교는 '짜증대교'

입력
2001.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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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Y(47)씨는 최근 승용차로 퇴계로 지역에 출근하기 위해 예전처럼 올림픽대로를 통해 한남대교를 건너 가려다 큰 낭패를 보았다.한남대교 구교 보수공사로 올림픽대로에서 직접 연결되던 램프가 폐쇄돼 할 수없이 압구정동 지역으로 빠져나가 한남대교를 오르려다 꼼짝을 못해 30분이나 지각했다.

'위빙(weaving)구간'(차량이 엇갈리는 구간) 정체현상이 너무 극심했기 때문이다. Y씨는 다음날 올림픽대로에서 한남대교로 가지않고 동호대교를 이용하려다 접속램프 부근에서 차량들이 100여㎙이상 늘어선 것을 보고 반포대교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또 낭패를 당했다.

이곳도 정체구간이 길어 이틀째 지각출근을 했다. Y씨는 이제 승용차 운행을 포기하고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있다.

■최악의 교통상황

한남대교 구교와 올림픽대로 접속램프가 폐쇄된 이후 인근 지역은 하루 종일 교통지옥이다. 가장 정체가 극심한 곳은 압구정동과 신사동 일대.

이곳은 예전부터 신사동 및 고속도로와 압구정동 쪽에서 진입하는 차량들이 몰려 병목현상이 빈발하고 올림픽대로로 빠져 나가려는 차량들까지 서로 뒤엉키는 대표적인 위빙구간.

바로 이 곳에 올림픽대로에서 압구정로를 거쳐 한남대교로 오르려는 차량들이 대거 가세해 병목현상은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인근 교량ㆍ도로도 체증 가중

한남대교 진입구간의 정체로 강남지역 주민들은 동호ㆍ반포대교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도 만만치 않다.

동호대교는 '주차장화'한 압구정동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진입이 수월치 않고, 1개 차로에 불과한 반포대교 진입램프도 이미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다.

또 신사동지역의 정체로 인근 논현동 잠원동 일대의 교통상황도 연쇄 체증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경찰청 폐쇄회로(CC)TV로 분석한 올림픽대로 한남대교 부근 평균 속도는 최근 들어 시속 20㎞이하에서 맴돌고 있으며, 러시아워 때 다리 진입시간만 20분 가량이 소요되고 있다.

■서울시 ' 2003년까지 참아라'

이에 대해 서울시는 "별다른 대책이 없으니 구교와 연결 램프가 완공되는 2003년까지 참고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올림픽대로 확장과 압구정동에서 한남대교로 연결되는 램프 신설 공사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당분간 상습 정체구간인 한남ㆍ동호대교를 이용하는 것 보다 영동대교를 지나 강북 강변로를 통해 도심으로 들어 오는 코스를 택하는 게 비교적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 일대 교통혼잡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구교 보수공사 마저 당초 계획보다 1년여나 연기하고 나서 '서울시 도강민(渡江民)'들의 짜증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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