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비슷한 역을 계속 맡으면 너무 공부를 안 한다고 불평하면서도, 익숙한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하면 어울리지 않는다고 외면하는 것이 관객과 평론가다.맥 라이언이 귀여운 이미지를 오래 우려먹어 욕 먹는 경우라면, 짐 캐리는 진지한 역할 변신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맥 라이언이야 연기력 운운할 것이 없어 동정표도 아깝지만, 짐 캐리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연기파 임에도 부당한 대접을 받고있어 안타깝다. 그의 코믹 연기가 조금만 평범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외면당하는 일은 없을텐데.
'맨 온더 문(Man on the Moon)' (12세, WB)은 '아마데우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밀로스 포먼이 감독하고, '마스크' '그린치' 의 짐 캐리가 주연을 맡은 1999년 작이다.
감독과 배우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비디오로 직행한 것은 짐 캐리가 '트루먼 쇼' 이래 다시 진지한 영화에 도전했다는 점, 그가 연기한 실제 인물 앤디 카우프만이 우리에게는 낯설기 때문일 것이다.
앤디 카우프만은 1970년대에 활동한 미국 코미디언으로 스탠드 업 코미디로 입문하여, 명성 높은 코미디 프로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출연으로 인기를 얻었고, TV 시트콤 '택시' 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그의 특이한 코미디관이나 평범한 사람들의 분노를 끌어내는 방식은 찬반의 논쟁에 휩싸이곤 했다.
35살에 폐암으로 사망한 카우프만은 '맨 온더 문' 을 통해 제대로 이해 받지 못한 불우한 연예인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방 안에 틀어박혀 벽을 관중 삼아 동물 흉내를 내곤 해서 아버지로부터 "나가 놀아라" 는 말을 무수히 들었던 안경 낀 조그만 소년.
엘비스 프레슬리, 지미 카터 등을 흉내내는 그를 본 메니저 조지 샤피로 (데니 드 비토)에게 발탁되어 TV에 진출하게 된다.
앤디는 90분의 명상, 무명 가수 토니 클리프톤의 출연을 조건으로 내세우는가 하면, 고장 난 것처럼 TV 화면을 흔들자고 제안하고, '위대한 게츠비' 한 권을 낭독하는 것으로 쇼를 대신하며, 여성들과의 레슬링 시합 등 대중의 상식을 뒤집는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감상 포인트/부모, 형제마저 폐암을 쇼로 여기게 만들었던 슬픈 코미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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