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의 약품 납품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겨온 전국의 종합병원 의사와 제약사 임직원 등 1,000여명이 무더기 적발됐다.특히 지난해 의약분업 실시 이후에도 의사와 제약사간 리베이트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최근 건강보험 재정파탄 문제와 관련, 파문이 예상된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2일 특정 약품을 납품받아 처방하는 대가로 해당 제약사로부터 돈을 받아온 전국 149개 종합병원 의사 1,000여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의사 중 70%가량이 대학병원의 교수이고, 전문의와 레지던트가 각 20, 10%였다.
경찰은 이들 중 받은 액수가 많거나(500만~1,900만원) 죄질이 나쁜 의사 86명(교수 52명 포함)을 배임수재와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100만~500만원씩을 받은 대학병원 의사 650여명의 명단을 보건복지부에 통보,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그러나 리베이트 액수가 100만원 미만인 300여명은 처벌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총 28억여원을 건넨 D제약 대표 유모(64)씨 등 8개 제약회사 임직원 등 69명은 배임증재와 횡령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 모 대학병원 김모(45)교수는 97년부터 모 제약사 영업직원으로부터 이 회사의 파킨슨병 치료제를 처방하는 대가로 1,900여만원을 받았으며, 서울 모 종합병원 홍모(47)의사 역시 모 제약사의 항생제를 처방하는 대가로 올해까지 매달 40만~100만원씩의 월정금을 받아온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의사들은 약품 판매실적의 10~20% 가량을 학회비와 실험비, 의국보조비 등 명목으로 받았으며 일부는 매달 현금으로 월정금을 챙기거나 선물, 골프, 외국여행비 제공 등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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