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재산가인 독신 노인이 수십억원의 몸값을 요구하는 일당에게 납치됐다가 경찰에 극적으로 구출됐다.서울 강남경찰서는 22일 부동산임대업자 A(73ㆍ경기 성남시)씨를 납치해 몸값을 요구한 조모(28ㆍ무직)씨를 인질강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신모(32)씨 등 3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20일 오전 6시20분께 출근하려는 A씨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본도 등으로 위협, 자신들의 승합차에 강제로 태워 청테이프로 손발을 묶고 눈을 가린 뒤 34시간 동안 끌고 다니며 현금 60억원을 요구한 혐의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A씨를 양평 산속으로 끌고가 구덩이를 판 뒤 "생매장하겠다"고 협박하고 전기충격기 등으로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동생(58)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21일 낮 강남 K상호신용금고에 5억원의 계좌이체를 요구하는 A씨의 휴대폰 발신지를 포착, 추적한 끝에 오후 4시40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아파트 주차장에서 범행차량을 발견해 A씨를 구출했으나 범인 4명 중 3명은 달아났다.
경찰은 "범인들은 '교도소 동기'들로, A씨가 재력가라는 소문을 듣고 6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왔다"며 "A씨는 당초 '1억원밖에 못주겠다'고 버티다 결국 5억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혼인 A씨는 털실장사로 돈을 번 뒤 부동산 사업에 진출, 삼성동과 논현동 등 강남 요지와 강원 철원 등지에 1,000억원대의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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