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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문학을 즐길 권리가 있다

입력
2001.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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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 교수가 부엉이와 고양이가 달빛 아래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묘사한 시를 대학생들에게 보여준 후 이 시가 아이들이 감상하기에 적합한지를 물었다.학생들의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삼지창 스푼' 이니 '봉나무'니 하는 어려운 단어가 나와 아이들이 시라는 장르를 싫어하게 만들 것 같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 시는 어린이 문학에서 고전을 꼽히는 에드워드 리어의 '부엉이와 고양이' 라는 시였다.

페리 노들먼 캐나다 위니펙대 교수가 쓴 '어린이 문학의 즐거움'(시공주니어 발행)은 어린이 문학에 관한 우리의 편견에 도전하는 책이다.

"낱말의 뜻을 완전히 이해해야만 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왜 아이들은 그와 비슷한 즐거움을 누려서는 안된다는 말인가?"

"이 책은 여섯살짜리 어린이에게 적합한 책입니다." 아동 도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저자는 대답한다. "몇몇 여섯살짜리가 좋아하는 특정한 책을 다른 여섯살짜리들은 싫어한다."

'어린이 책에서는 폭력, 무례함, 부도덕성 등을 묘사하면 안된다.' '어린이 책은 공포에 질릴 우려가 있는 무서운 것들을 다루어서는 안된다.'

'가장 좋은 어린이 책은 간단한 텍스트, 밝고 화려한 그림, 행복한 결말을 가진 것이다.' 이런 보편적 견해에는 어린이 문학은 유익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란 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어린이는 문학을 '즐기면' 안되는 것일까. 혹은 문학을 즐길 능력이 없는 것일까.

저자의 문제의식은 어른 문학과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어린이 문학' 이란 장르가 존재하는가이다. 어린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즐거움을 위해 문학을 읽는다는 것.

때문에 어린이들도 문학에서 더 많은 의미와 기쁨을 얻기 위해 해석 전략과 문맥 이해를 배울 수 있으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어린이 문학은 독자들이 인생에 경험이 없다는 것을 인정할 뿐이지 이해력을 발전시킬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 문학의 즐거움'이 이론적 수준에서 즐거움으로서의 어린이 문학을 강조한 책이라면 유소영 건국대 교수가 쓴 '아동문학 어떻게 이용할까'(건국대 출판부)는 보다 실용적인 지침서로 아이들이 어린이 문학에 즐겁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적어놓았다.

또한 시쓰기 지도법이나 동화를 읽어주는 방법 등 어린이들이 말과 글 또는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방법을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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