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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씨 타계 / "현대 대북사업에도 다소 영향"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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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씨 타계 / "현대 대북사업에도 다소 영향" 관측

입력
2001.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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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은 금강산관광사업등을 통해 대북경협을 확대 심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그는 평소 남북교류와 경협확대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왔다. 실향민 출신인 그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통일을 앞당기겠다는 역사적 소명을 갖고, 금강산관광사업과 소떼방북, 개성공단건설 체육행사 등 일련의 남북경협사업을 주도해왔다.

정 명예회장의 타계는 향후 남북경협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북한핵파동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남북간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텄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숨은 주역이었다. 또 김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이유로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현대가 남북의 경제.문화.체육교류의 선두에 서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 전명예회장의 타계로 남북교류는 다소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는 개성공단개발 등 경협사업과 금강산관광사업 등을 변함없이 지속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정 전명예회장이 물꼬를 튼 금강산 관광사업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고 그동안의 상호방문으로 양쪽의 유대관계가 깊어진 만큼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측이 그 동안 각종 남북 공동사업에 있어 정 전명예회장을 상당히 예우해온 점으로 미뤄 앞으로 북측이 어떤 태도를 취할 지는 불투명하다. 북측은 그동안 현대를 거의 유일한 경협파트너로 현대에 대한 남다른 배려를 해왔다.

정 전명예회장의 금강산관광과 대북 경협사업은 '정주영 신화'의 정점으로 여겨져 왔다.

1989년 기업가로는 최초로 북한을 방문하면서 시작된 남북경협사업은 민족사에 남을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냈다. 소떼 500마리를 몰고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을 통해 북한을 방문했으며, 많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명산 금강산을 남한 국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게 만들었다.

생전에 3차례나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金正一) 위원장과 두차례 면담했고 농구단과 예술단의 교류를 성사시켰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사업은 현대의 유동성 위기로 중대 기로에 직면해 있다. 현대측은 자금난을 겪으면서 월 1,200만달러에 달하는 금강산 관광사업대가를 600만달러이하로 줄여줄 것을 북한에 요구하고있지만 북한은 요지부동이다.

또 금강산사업과 관련, 부대사업으로 추진해왔던 선상카지노사업 등도 정부의 소극적 대응으로 지지부진한 상태.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사업의 지속을 위해 정부측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측은 민간경협사업에 지원해주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정 전명예회장은 한반도 냉전체제를 녹이고,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통일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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