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300만명의 세계 최대 노조인 독일 통합 서비스 노조(Ver.diㆍ베르디)가 20일 조직구성을 완료,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베르디는 이날 베를린에서 대의원 총회를 갖고 프랭크 브시르케(49)를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등 19인 지도부를 구성했다. 브시르케 위원장은 "지난 수 년간 사용자가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데 활용해온 고용창출이란 명분이 허구였음이 확인됐다"고 선언해 독일 재계를 긴장시켰다.
또 베르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키로 해 유럽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인 지도부 중 브시르케 위원장은 녹색당 당원이고, 15명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사민당에 참여하고 있다. 발터 라이스터 독일 노동부장관은 베르디와 정부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르디는 독일 서비스 노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공공노조인 OeTV(조합원 150만명)를 비롯, 화이트 칼라 공공노조인 DGA(49만명), 은행ㆍ소매ㆍ보험 노조인 HBV(49만명), 언론 노조인 IG메디언(18만명), 우체국 노조인 DPG(48만명)가 15개월간의 준비작업 끝에 통합한 노조다. 베르디는 올 여름 5개 산별노조로부터 교섭권을 공식적으로 넘겨받을 예정이다.
과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이들 노조들은 1991년 이후 조합원수가 33%나 감소하고 산별 집단교섭체계가 무너지는 등 조직력이 약해지자 노조의 대형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한 것이다.
베르디에는 환경미화원, 음악가, 은행원, 항공기 승무원, 언론인 등 1,000여 직종의 노동자들이 가입하고 있으며 상근 직원만 5,000여명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조합원 270만명의 독일 산업노조인 IG메탈이 최대 규모였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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