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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시민기자 고순자씨 "황당한 전기料에 화난 보통아줌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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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시민기자 고순자씨 "황당한 전기料에 화난 보통아줌마에요"

입력
200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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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전기장판 온풍기 등 서민층은 전기 난방기를 많이 썼다. 그 탓에 올 초에는 황당하게 고지된 전기요금에 낭패를 본 집들이 적지 않았다. 지난 해 11월 한전이 전기요금 기본료와 누진율을 인상한 것을 대부분 몰랐기 때문이다.서민 가게에 줄 부담은 고려하지 않고 강행된 전기료 누진율 인상을 꼬집은 고순자(高順子ㆍ42ㆍ경기 가평군 외서면 청평8리)씨가 '3월의 시민기자'로 선정됐다.

"전력이 과소비 되는 난방기를 만드는 가전회사도 문제지만 그처럼 서민가계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은 한전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었다 "고 고씨는 투고 동기를 말했다. 청평역 앞에서 10평 남짓한 완구점을 7년째 경영하며 월 2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내던 고씨가 950w 짜리 온풍기를 구입한 것은 지난해 11월3일.

"월 3만~4만원이면 충분할 것"이라는 가전제품 대리점 주인 말만 믿고 이웃 2명과 함께 온풍기를 구입했지만 연초에 나온 전기요금 고지서는 생각과 달랐다. 11월 사용량 502kw 13만8,000원, 12월 사용량 561kw 17만6,000원이 부과됐다.

고씨는 한전지사에 항의를 했지만 "월 300kw를 넘으면 누진율이 적용된다"는 '원칙적'인 답변만 들었다. 고씨는 "누진율 인상에 대해서는 고지서 뒤에 나온 기본 요금과 전력량 요금표를 보고야 알았다"며 "전기 사용이 늘어나는 겨울을 맞아 제도를 시행하면서 복잡한 누진율 요금표만 보고 누진율 인상을 알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다.

한전은 지난해 11월부터 월 300kw 이상 전력 사용가구에 대해 최대 40%의 기본요금을 인상하고 누진율도 20~40% 올렸다. 이 때문에 올 겨울에 평소보다 4~5배 많은 20~30만원의 전기요금을 항의하는 서민들의 소리가 높았다.

고씨의 투고를 계기로 언론에서 서민들의 볼멘 소리를 중개하자 최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저소득층을 위해 탄력적으로 누진제를 운영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씨는 92년 한국일보 '여자의 마음'난에 수필이 실리며 독자투고를 시작한 단골 투고자.

초등학생(13)인 쌍둥이 딸과 아들(9)이 있어 앞으로는 학교 주변 유해 환경에 대한 투고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고씨는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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