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의료보험) 재정 파탄의 '주범'으로 인식돼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사실상 뇌사 상태에 빠져들었다.실ㆍ국장 이상 고위 공무원은 대책 회의를 거듭할 뿐 아무런 대외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19일 최선정 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새 출발' 하려다 "서둘러 발표할 필요가 없다"는 여당으로부터 제동이 걸린 뒤에는 완전히 풀이 죽어있다.
최 장관은 이날 회견에 앞서 대국민 사과를 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감 표명 타이밍도 놓친 꼴이 됐다.
복지부의 고민은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라는 두려움에 있다.
의약분업을 하면 국민 추가 부담이 없고 의약품 오ㆍ남용도 줄여 건강해 질 수 있다는 '분업 홍보'가 거짓으로 확인된 만큼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분업 시행으로 보험재정 파탄을 야기했다는 비난을 회복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는 한마디로 자신감 상실에 따른 무기력증"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 장관 경질이 기정 사실화하고 책임자 문책설이 불거지면서 의약분업 및 의료보험 통합 관련 부서에서 일했던 공무원들은 극도로 몸을 사리고있다.
그러면서도 외부의 집중공격에 대해서는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한 직원은 "복지부가 보험재정 파탄 책임을 피할 순 없지만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참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일 국회 본회의에 최 장관 대신 장석준 차관이 참석한 것도 중심을 못잡고 비틀대는 복지부의 주소를 대변하고있는 대목이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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